최고령 현역 교육자 80세 교장 이규백 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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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교직자가 아파트 투기 같은 딴 생각을 해서는 교직생활을 계속 할 수 없습니다.』
올해로 교직경력 환갑, 전국 최고령의 현역 교육자인 이규백 교장(80·서울 동산국교)은 8순 노인답지 않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교직의 길」을 역설한다.
1923년 일제하에서 교사로 교단에 선 뒤 61년째, 42년 38세로 교장이 돼 국민학교 교장선생님으로만 42년이다.
서울 교육계에서만 일하며 수송·덕수·재동 등 서울시내 이름난 학교는 모두 거쳤다. 길러낸 제자가 5만여명,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까지 성장해 노교장의 「평생보람」이 되고 있다. 서울 교육계의 큰 어른격인 그의 위치는 직속상관(?)인 서울시 교육감 구본석씨를 「자네」라고 부를 정도.
어린이들에겐 인자한 할아버지 교장선생님이면서도 교사들에겐 한눈팔기를 용납치 않는 엄격한 감독자로 「호랑이」란 별명을 얻었다. 소원은 「마지막까지 교단을 지키다 죽는 것」.
68년 정년퇴임 후 사립 동산국교로 옮겨 올해 15년째인 이 교장은 요즘도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1시간동안 60여평 되는 자택 안팎과 집앞 골목을 청소한다. 8순에 절대 건강을 누리는 비법이라고 했다.
요즘의 부동산투기는 2세 국민들에 대한 어린 시절 교육의 잘못에 있다면서 「한눈 팔지 않는 참된 교육자에 의한 참된 교육」이 무엇보다 아쉽다고 새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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