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출국금지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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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옛 안기부의 비밀 도청조직인 미림팀이 만든 불법 도청 자료 등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46)씨가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불법도청 수사와 관련해 출국금지된 주요 대상자 중 김씨도 포함됐다"고 11일 밝혔다. YS 시절 '소통령'으로 불리는 권력 실세였던 김씨는 2차 미림팀이 활동하던 시기(1994년 6월~97년 말)에 안기부 1차장을 지낸 오정소씨와 운영차장을 지낸 김기섭씨 등으로부터 불법 도청 정보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김씨를 소환해 ▶94년 미림팀 재건에 개입했는지▶미림팀이 만든 도청 정보를 보고받았는지▶도청 정보를 제3자 등에게 유출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씨의 한 측근은 최근 김씨의 홈페이지에 "김씨가 8월 29일 캐나다의 모 대학에 들어간 장남의 입학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려다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나가지 못했다"며 "현 정권에 의해 사실상 연금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김씨가 심장 질환이 도져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자택에서 요양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검찰은 김대중(DJ) 정부 시절 감청장비를 이용한 불법도청 수사와 관련, 김은성 전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을 추석 연휴를 전후해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장은 국정원에서 휴대전화 감청장비(CAS)와 유선중계망을 이용한 감청장비(R-2) 등이 사용됐던 시기인 2000년 4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국내담당 차장을 지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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