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내용의 광고 방송횟수 규제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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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올해의 광고수입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19%쯤 올려 잡은 1천9백억원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당국의 올해 물가상승폭을 한자리 숫자로 묶겠다는 정책의지를 생각하면 이처럼 광고수입을 늘려잡은 것은 물가상승요인에 따른 증수액 말고도 광고방송의 증량을 셈한데 있을 것이다.
광고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사정은 몇몇 사업목적으로도 이해되지만, 한편 여론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광고영업을 어떻게 원활히 수행할 것인가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겠다.
시청자가 광고방송을 거부하는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방송에 광고가 붙는다는 것은 결국 스폰서가 프로그램제작에 관여하고 매출효과(시청률)에 까지 집착하는 나머지 프로가 그 영향을 받기 쉽다는 이념적 이유가 하나다.
또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거는 「이용과 충족」효과가 프로의 앞뒤에 낀 광고 탓으로 감쇄한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그러나 우리 시청자가 광고방송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없는 광고 메시지가 번거롭게 되풀이된다는 지겨움에 있을 듯 싶다.
새 상품이 생산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개발되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수단중의 하나가 광고이고 이런 기능을 채우면서 욕망을 충족시킬 기회와 방법을 알리는 상품광고가 현대사회에서는 불가결하다.
광고공사가 여론을 민감하게 반영하여 광고내용을 순화시켜온 공은 높게 평가될 일이면서 이런 긍정성을 전제로 몇가지 주문이 있다.
①CM의 질향상에는 풍족한 제작비가 앞서야 되겠거니와 생활정보다운 CM이기 위해서는 같은 내용의 CM방송횟수도 규제하였으면 싶다.
②상품지식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은 오히려 정보소화에 역효과를 준다는 사정도 감안하여 유연한 표현에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다.
③더 중요한 것은 수입자유화의 확대로 외국상품의 진출이 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의 광고주를 끌어 들여 외화가득의 기회로 확장해 갔으면 좋겠다.
○…방송프로가 다채로와지면서 지방국의 제작프로도 늘어간다.
이를테면 지방뉴스나 대담프로인 KBS제1TV의 『스튜디오830』이나 MBC-TV의 『삼다도소식』같은게 그 대표가 될 만한데 이들 프로들이 얼마나 정성 들여 꾸며지는지가 여간 궁금하다.
알맞는 보기는 못되나 지난 21일밤 KBS제1TV의 『보도본부 24시』에서는 14세짜리 서울대최연소 합격자의 소개로 전주방송국과 영상을 통한 대화가 있었다.
의무교육아래서의 취학적령제한이 있다는 걸 생각했다면 그 학생이 검정고시를 거친 것인지를 알아볼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텐데도 아무런 배려없이 서울가고 없다는 사정만 알려주었다.
사실은 18세로 호적착오였음이 밝혀져 건성스레 다룬 꼴이 됐는데 이런 실수가 자체 제작프로에서는 없어야 되겠기 각별히 당부하고 싶다.
신규호<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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