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아줌마] 당신도 다니엘 헤니가 멋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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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일모직이 새롭게 런칭한 '빈폴 컬렉션 라인' 패션쇼에 다녀왔다. 빈폴의 고급라인이라니 한 번 봐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그곳에 간 이유는 역시 다니엘 헤니(사진)를 보고 싶어서였다.

무대에 등장한 그를 보고 주변에선 탄성이 쏟아졌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적당히 마르고 적당히 근육질인 몸. 얼굴은 살짝 웃는 낯이다. 드라마에서 보인 이미지는 또 어떤가. 자상하기 이를 데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여성들이 싫어할 만한 구석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다니엘 헤니의 인기 비결을 '클래식의 부활'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그의 외모는 선이 굵다.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머리카락도 찰랑거리는 생머리가 아닌 곱슬머리다. 하얀 피부와 생머리로 승부하는 귀여운 이미지의 꽃미남에 질린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드라마에 비친 그의 이미지는 암에 걸린 여자친구를 묵묵히 보호하는 부드러운 남자다. 여성이'보호하고 싶은 남자'라기보단 '보호받고 싶은 남자'의 이미지다. 모성을 자극하는 남성상에 피곤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안아줄 수 있는 남자다.

게다가 그는 매너도 좋다. 드라마 속에선 물론이고, 수많은 인터뷰와 행사를 통해 매스컴에 노출된 모습도 그렇다. 심지어 다니엘 헤니가 다닌다는 헬스클럽의 트레이너조차 모든 직원에게 깍듯하게 인사하는 그의 모습에 반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들이 매너 좋은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말수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물론 한국말을 거의 못하기 때문이지만, 이유야 어떻든 '남자라면 과묵해야 한다'는 통념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빈폴 패션쇼에서 다니엘 헤니는 모두 세 벌의 의상을 입었다. 그중에서도 검은색 정장을 입었을 때 갤러리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다. 정장이 어울리는 남성을 여성들이 선호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도 정장이 부활하고 있는 지금 선 굵은 이미지의 클래식한 남성이 뜨는 것과도 맞아떨어진다.

'모든 여성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지나치지 않은 다니엘 헤니. 혹자는 그를 '남자 오드리 헵번'이라고 부른다. 그가 오드리 헵번처럼 자신만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발산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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