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2 star형 ELS 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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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엔 '스팟(Spot)펀드'라는 게 있었다. 목표 수익률에 이르면 즉시 펀드를 청산하는 상품이었다.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선 수익률 10%를 보름 만에 달성하기도 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스팟 펀드는 단기 투자자들을 양산했고, 청산될 때 나오는 주식 물량은 시장의 순조로운 흐름을 흐트려 놓았다.

그런데 최근 주가 상승기에 편승해 스팟 펀드처럼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인기 상품인 '2 Star형 주가연계상품(ELS)'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한국전력.POSCO 같은 대형 우량주 중에서 2개를 선정해 주가가 설정일 주가와 비교해 10~1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6개월마다 조기상환해 연 7~10%의 수익률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보통 만기가 3년이지만 상품 특성상 6개월마다의 주가가 어떤 수준인지에 따라 실제로는 조기 청산될 수도 있다. 지난해 말에 팔렸던 많은 '2 Star 형 ELS'상품들이 6개월 만에 조건을 충족해 일찌감치 청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조기 상환일 뿐이며, 상품의 만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2 Star 형 ELS'가 6개월짜리 상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투자자들도 넉넉히 3년을 두고 '2 Star 형 ELS'에 가입하는 게 좋다. 즉 3년 안에 대상 주식이 조건을 충족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는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6개월 만에 조기 청산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는 ELS를 통해 스팟 펀드와 같은 효과를 누리려는 잘못된 투자행태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 만기의 절반도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판매된 많은 '2 Star형 ELS'가 6개월 내지 1년 만에 상환되는 와중에 정작 자신이 투자한 상품의 주식 하나가 많이 떨어져 조기 상환되지 못하고 6개월이 자동연장됐다고 하더라도 해당 주식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길게 지켜보는 끈기가 필요하다.

스팟펀드가 오명을 뒤집어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듯이 '2 Star형 ELS'도 단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 실패한 상품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 상품만기인 3년 정도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옳다.

조성환 외환은행 PB사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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