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그들이 몰려온다 디·젤·강·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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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 폴크스바겐 ‘페이톤’의 디젤 엔진.

▶ 크라이슬러코리아 ‘뉴 그랜드 체로키’의 디젤 모델.

▶ ‘베르나’후속 디젤 승용차.

디젤 승용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소형.대형 세단까지 확산하고 있다. 디젤 차는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30% 이상 좋은데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이 대폭 줄어들어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다음달 1일 최고급 세단인 페이톤 V6 3.0 TDI와 소형차인 골프 2.0, SUV인 투아렉 V6 3.0 등 세 가지 디젤 모델을 한꺼번에 출시한다. 페이톤 3.0 TDI는 폴크스바겐이 올 4월 국내에 선보인 럭셔리 세단 페이톤의 디젤 모델로, 대형 세단으로는 국내에 처음 나오는 디젤차다. 이 차는 배기량 5000㏄의 가솔린차와 비슷한 힘을 낸다.

폴크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연비와 힘이 좋은 디젤 승용차는 유럽에선 전체 자동차 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10% 정도 비싸게 팔아야 하지만 디젤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가솔린차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국내 첫 디젤 세단 '407HDi'를 내놓은 푸조는 다음달 말 배기량 2700㏄급 디젤 승용차인 '607 2.7 HDi'를 내놓는다. 회사 관계자는 "407HDi의 경우 한 달 판매량이 50~60대 정도로 가솔린 모델의 4~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도 인기 모델인 A6 세단에 디젤을 추가한다. 아우디는 10월께 3000㏄ 급 디젤승용차 'A6 3.0 TDI'를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5~10% 정도 비싼 가격에 시판한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SUV차량인 '뉴 그랜드 체로키' 디젤을 이달 중순부터 판매한다. 이 차에 장착된 디젤 엔진(3.0 V6)은 벤츠의 E클래스 세단에 사용한 것으로 10만마일(16만943㎞)을 쉬지 않고 평균 시속 225.8km로 달리는 주행테스트에 성공해 힘과 내구성을 인정받았다. 배기량 3000㏄ 급에서 최고 수준인 218마력의 출력과 52.0㎏.m의 구동력(토크)을 발휘한다. 가격은 5790만원. 이 회사는 또 고급 세단인 '300C'의 디젤 모델을 다음달 말 내놓는다. 벤츠코리아도 11월 E클래스의 디젤 모델을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국산 중소형 디젤 승용차도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베르나 후속 신차(9월)와 클릭(11월), 뉴 쏘나타(12월) 디젤 모델을, 기아차는 옵티마 후속인 MG디젤(11월)을, 르노삼성차는 뉴 SM3 디젤(11월)을 출시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지난해 승용차 시장에서 20% 정도였던 디젤차 비중이 올해는 3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디젤차가 인기를 얻자 디젤용 터보(공기 압축 장치)를 만드는 하니웰코리아는 2007년 51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지역에 연 120만대 규모의 디젤용 터보 공장을 짓는다. 이 회사 임병현 사장은 "2010년께는 디젤차의 비중이 가솔린차와 같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것으로 보고 디젤용 터보 생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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