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가구는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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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가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공간에 맞게 제작하는 가구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가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내가 모양과 사이즈를 정해 제작업체에서 짜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에게 모든 걸 맡기기 때문에 신경쓸 부분이 별로 없다.하지만 후자의 경우 챙겨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자재와 공정에 대한 이해다.

예를 들어 책장은 선반의 두께에 따라 만들 수 있는 길이가 달라진다. 15㎜두께 선반을 60㎝가 넘게 만들면 무게를 견디지 못해 금방 휘게 마련이라, 선반 두께를 최소 18㎜로 하거나 아니면 60㎝가 넘지 않도록 짜야 하는 식이다.

◆어떤 재료로 만들까=같은 짜맞춤 가구라 해도 가격차가 천차만별이다. 마감이 얼마나 깔끔한지 등 노하우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는 재질 탓이 크다. 칩보드(PB).MDF.집성목.무늬목.원목 순으로 가격이 비싸진다.

톱밥을 본드로 눌러 붙여서 패널로 만든 PB는 물에 약해 싱크대로는 적합치 않다. 물에 약하기로는 고운 톱밥을 삶아 뭉쳐놓은 MDF도 마찬가지지만 페인트칠을 하면 이런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PB는 결이 넓고 표면이 울퉁불퉁해 페인트칠은 할 수 없고 표면을 필름으로 붙일 수 밖에 없다. 필름은 비닐에 가까운 PVC 재질이 가장 싸고 LPM(멜라민의 일종).HPM 등 무늬목에 가까워질수록 비싸다.

사제로 할까, 브랜드 가구로 할까=대량 생산 가구가 싸고, 주문생산 방식의 사제 가구가 비싼 게 상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상식이 안 통한다. 비슷한 등급 제품이면 대개 사제품이 더 싸다. 그렇다면 모든 가구를 사제로 짜맞추는 게 항상 좋을까.

전문가들은 "책장이나 신발장.거실장 등 단순한 수납가구는 짜맞춤 가구로 해도 무방하지만 침대.의자 같은 인체공학과 관련한 제품은 전문 브랜드 제품을 쓰는 게 좋다"고 말한다. 시공이 복잡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샘 홍보팀 최은미 과장은 "사제는 겉보기에는 똑같아도 자재에서 차이가 나 내구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살릴 수도 있다. 기성 브랜드들은 오래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튀는 디자인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제품은 튀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 할까=서재를 꾸미고 싶다면 가구넷(www.gagunet.com)에 가볼 만하다. 다양한 책장.책상의 도면을 갖춰놓고 있어 손쉽게 디자인을 할 수 있다. 가구코리아(www.gagukorea.co.kr)는 가구 배치 레이아웃 상담이나 앤티크풍 맞춤가구를 주문할 수도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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