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에 치우친 TV쇼|의상 몸짓 너무 선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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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어느 대학 의상학과 학생이 같은 학교친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가장 즐겨보는게 쇼프로였다.
활자매체를 통해서 공부하고 영상매체로는 가볍게 즐거움을 얻는 그들 세계의 자연스런 경향이라 하겠는데 그 이유는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익살과 재치가 그들 사이의 심정적 표현이기도 하여 공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프로가 문제가 되는건 흔히 지적되는 것처럼 술집무대나 극장쇼의 작태가 아무 손질없이 재현되는데있다.
이를테면 8일의 MBC-TV의 「폭소대작전」에서 핫팬티차림의 가수들의 등장이나, 9일의 KBS-TV의 「100분쇼」에서 가슴을 드러내다시피한 옷차림과 선정적인 몸짓들이다.
밤업소의 경우는 취흥을 위해서 선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겠지만 TV에 혼이 팔렸던 예전과는 달라 자주적인 시청태도가 확립되어 관객으로서가 아닌 생활인의 처지에서 일상적인 생리에 맞춰 시청할만큼 변한 지금 TV쇼는 그모습이 달라져야 한다.
온가족이 모여 부담없이 볼수 있으려면 못매무새나 몸짓부터가 시청자의 일상적인 감각에 크게 벗어나지 말아야 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 KBS 제2TV의「일요토론」은 좌석배치도 그렇지만 발언자중심으로 진행하는 사회자의 겸손이 딱딱하기 쉬운 내용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구실을 한다.
문제는 특정층을 겨냥한 대상방송이 아닌바엔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류계층의 지식수준에 맞게 귀에 익은 말과 이해하기 쉬운 표현형식이 되어야한다.
10일의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주제로한 토론에서는 쓸데없이 외국말이나 알아듣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았는가 하면 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를테면 대중문화의 저질화를 걱정하면서 가면극등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경향을 지적됐는데 탈춤같은 민속은 이른바 대중문화성립전의 민중문학의 한 모습이었다는데서 옳게 본게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실상분석이나 특히 저질스런 프로가 광고주의 압력탓이라는 종래의 통념을 넘어선 논지는 유익만 것이었을듯 싶다. 신규호<방송편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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