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재판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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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마침 오제도검사실에 나와있던 함선용치안국 정보과장이 뛰어내려가 <이게 무슨 짓들이냐>고 했을때 데모대의 응수는 「저×도 빨갱이 아니냐>였다. 「공산자금을 받은 조봉암일당에 간첩죄를 적용하라」 「친공판사 유범진을 타도하라」는 구호를 쉴새없이 외쳐댔다.
진보당사건 담당재판부는 이시간 법원에 없었다.
결국 데모대의 2명의 대표가 대법원장을 대리한 변옥주 서울고법원장을 만났다. 「유판사의 제거」 「조봉암일파의 간첩죄 적용 엄벌」이 그들의 요구였다.
하오2시10분 그들은 물러가고 법원은 다시 고요를 찾았다.
오제도검사는 말했다. 『재판의 결과에 대해서 국민이 왈가왈부 하는 것은 불법행위다. 주모자를 연행해 문초하겠다.』
최초의 재판파동 충격파는 심각했다. 그러나 반응은 여러 갈래였다.
대법원장은 예상치못했던 사태로서 크게 유감스런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말 같이 내뱉었다.

<재판은 1심만 있는 것은 아니잖은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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