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자의 천국「아르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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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멕시코의 경제파탄은 중남미국가들이 겪고있는 한결같은 경제난국의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남부국경을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으로부터 남미대륙의 최남단 티에라 델 푸에고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 빈사상태에 이르지 않은 나라는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apr시코·아르헨티나·페루·코스타리카·볼리비아·아르헨티나·멕시코·베네쉘라·칠fp 브라질·페루. 이는 외채를 가장 많이 떠메고있거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남미국가들의 서열이다.
이들 나라중 멕시코와 난형난제의 심각성을 띠고있는 나라는 아르헨티나.
포클랜드사태 후유증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지난 한달동안에만 27.7%가 뛰어 76년4월이래 최고기록을 새왔고, 지난해에는 연간나비14%, 올해는 2백70%의 물가상승을 나타낼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인플레에 따른 화폐가치폭락으로 아르헨티나에는 요즘 1백만페소짜리 지폐가 통용되고, 신문1장값이 5천페소나 되는 실정. 환율은 지난 5월까지 1달러에 2만페소였으나 3개월만에 3백%나 평가절하된 6만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난국은 이때문에 달러를 갖고 들어가는 외국여행자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1백달러만 가지면 고급호텔과 호화식당에서 3∼4일간을 즐기고도 남아 옷가지며 선물등을 한아름씩 사들고 나올 수 있다.
중남미 제일의 선진국인 아르헨티나의 값싼물건들을 사가기 위해 인근 칠레, 브라질, 우루과이등지에서 관광객이 쇄도하고는 있으나 4백억달러에 육박하는 나라빚을 청산하는데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76년 6백%를 넘어섰던 인플레가 군사정권이 들어선후 절반수준으로 내리기는 했으나 여전한 정치블안정과 사회혼란에 볼만을 품어온 국민들은 정부의 경기활성화대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나머지 예금을 되찾기에 바빠 은행마저도 파산위기로 몰아 넣었으며, 특히 노동자들은 언제 폭도로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홍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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