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혜 속옷' 홈쇼핑 1회방송 2억 매출 '짭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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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1회 방송에 2억원 넘게 팔면 꽤 괜찮은거라네요."

사업가는 부르지 말아달라고 손사래부터 치는 탤런트 황신혜(43)씨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황씨는 지난해 9월부터 '엘리프리'라는 속옷 브랜드를 홈쇼핑채널에서 팔고 있다. 주 1회 방송에 매출이 2억원을 웃돈다니 한달 매출은 8억여원 남짓.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죠. 저 혼자 하는 사업도 아니고요. 주위의 좋은 사람들 만나 제 색깔을 넣은 브랜드를 만든 것이거든요." 황씨는 컨설팅 회사 IBW와 '엘리프리' 의 지분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건강미인''패션리더'라는 이미지가 강한 황씨가 디자인에도 관여해 그의 취향이 많이 묻어나는 제품을 만드는 만큼 '엘리프리'의 지분 중 황씨 몫이 꽤 된다는 것이 주위의 이야기.

"제가 옷이 정말 많거든요. 속옷도 예쁘다 싶으면 사모으기도 했고요. 그런데 아무리 예뻐도 불편한 것은 모셔만 두게 되더라고요. 편한게 최고라는 생각에 샘플을 보면 원단부터 만져봐요. 특히 팬티의 허리 부분이 조이면 얼마나 아픈데요."

자신의 이런 반응에 실무 디자이너들도 놀랐다는 것. 보기에만 예쁘면 어떤 불편도 감수할 것 같은 황씨가 여느 '미씨'들과 마찬가지로 실용성을 따져서였다.

브래지어의 패드는 더 톡톡해야 한다, 40대도 소화 가능한 캐주얼한 스타일부터 만들기 시작하자 등이 그가 내놓은 아이디어. 이렇게 열심인 황씨지만 '엘리프리'를 팔기위해 홈쇼핑 출연은 안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

카탈로그용으로 속옷 차림의 사진을 몇차례 찍은 것이 홍보 활동의 전부다.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나서서 팔면 '황신혜'라는 패션 아이콘을 소비자들이 쉬 질려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때문.

피트니스 책과 영상집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를 속옷 사업과 연결시키자는 전략은 홈쇼핑 시장에서는 적중했다. 이 전략대로 일본에도 진출한다고. 현재 황씨의 피트니스 책 'STYLE BY CINE'는 일본에서 4만~5만부가 팔려 일본 출판계에서도 성공작으로 꼽는다.

이렇게 황신혜라는 배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9월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헬스 & 뷰티페어 국제 박람회'에 '엘리프리' 속옷을 출품하고, 국내에서도 속옷과 함께 판매하고 있는 액세서리 외에 가죽의류 등으로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황씨. "아이 학교에 가보니 학부모들이 너무 멋쟁이더군요. 사실 탤런트들 중에도 그렇게 옷 잘 입는 사람 많지 않거든요. 그러니 눈높은 소비자들 만족시키기가 얼마나 어렵겠어요. 귀여우면서도 편안하고, 게다가 섹시해 보이기까지하는 '삼박자' 맞는 제품 만드는데 주력해야죠." 조용히 성공을 일궈내고 있는 황신혜씨의 '사업' 행로가 자못 궁금하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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