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여자 배구, 충격속에 줄줄이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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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여자 배구는 특징이없다.
속공패턴도·단조로울 뿐 아니라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철벽수비도 자취를 감춰버리고 만 것이다.
한국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폐막된 미국·브라질 초청 3개국 국제친선 여자배구대회 최종일 미국과의 2차전에서 이같은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 세계 선수권대회(9질·페루)를 불과 40여일 앞두고 상위 입장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여자 대표팀은 우선 수비가 불안하다.
장신에다 탄력을 이용한 미국선수들의 프론트서브(볼을 머리높이의 전방에 놓고 손목스냅을 이용, 강하게 때려넣는 타구로 변화가 심한게 특징)에 속수무책, 한국특유의 수비마저 흔들려 도무지 공격에 연결되지 못했다.
더우기 한국은 1세트에서 잇달은 수비 범실이 속출, 지난 4월 새 출범이래 사상최악의 부진으로 15-1로 허물어져 지난 80년3월 모스크바 올림픽 아시아예선전(홍콩)에서 일본에 참패(15-0)당한 망령이 되살아난 듯했다.
블로킹에서 보인 취약점도 여실했다.
블로킹벽을 뛰어넘는 고타점강타엔(역부급)이라 하더라도 속공 플레이에도 전혀 블로킹이 타임을 맞추지 못했을뿐더러 단순한 수비 블로킹도 미국의 장신파워를 꺾기엔 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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