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기간제 교사 1400명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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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기도교육청이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 감축에 본격 착수했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때문에 예산이 모자라서다.

 17일 경기도내 중·고교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3일 ‘2015학년도 중등교원 정원배정 기준 변경’이란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공문은 교사들의 수업 방식을 컨설팅하는 수석교사와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수업 부담을 늘리고, 교사연구년제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수석교사·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지금까지 주당 수업 시간이 일반 교사의 절반이었으나 앞으로는 온전히 한 사람 몫을 다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수석교사 등의 나머지 절반 수업을 담당하던 기간제 교사 610명 일자리가 없어진다. 또 1년간 교단을 떠나던 연구년제를 없애면 기간제 교사 358명이 줄어든다.

도교육청은 이에 더해 기간제 보건교사와 장애인을 담당하는 특수교사를 줄여 약 1400명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인력을 줄여 절감하는 예산은 한해 약 6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도교육청은 추산했다.

 교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기간제 교사는 “무상급식 때문에 결국 우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중등수석교사협의회 김수분 부회장은 “수석교사들이 같이 일하던 기간제 교사를 밀어내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며 “일부 수석교사는 ‘차라리 내가 그만두겠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교육청 측은 “내년에 무상보육 예산을 잡지 않더라도 약 6400억원 적자가 날 상황이어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수원=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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