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19타수1안타 '대타 침묵'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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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최근 최희섭(26·LA 다저스 1루수)에게 좋지 않은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최희섭이 아무리 좋은 활약을 하더라도 다음날 상대 선발투수가 왼손투수거나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리는 투수, 또는 약할 거라고 생각되는 투수면 어김없이 최희섭을 선발 라인업에서 뺀다. 그러면서도 경기 후반 최희섭을 대타로 기용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최희섭은 매번 아무런 소득없이 들어간다. 올해 최희섭의 대타 성적은 19타수1안타(타율 .053) 1타점 1볼넷 삼진 10개. 대타 성적을 제외할 경우 최희섭의 타율은 .237에서 .252로 오른다. 대타로 나와 까먹는 타율만 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타로서의 부진은 올해만이 아니다. 최희섭의 통산 대타 성적은 42타수1안타 2타점 7볼넷 삼진 24개. 타율은 .024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최희섭은 대타로서 왜 이리 부진할까. 이에 대해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심리적인 면과 경험 부족에서 오는 문제"라고 진단하며 "일단 최희섭은 대타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분만에 몸이 풀리는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가 있는 것처럼 타자도 덕아웃에 앉아있다 바로 나가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자가 있는가 하면 경기를 차근차근 준비해야하는 타자가 있다는 것. 허구연 해설위원은 "최희섭의 스타일상 편안하게 해주고 꾸준하게 뛰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다저스가 처한 입장으로는 그럴 수 없다"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한다는 부담감이 대타로서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허 위원은 최희섭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전체적인 경험, 대타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것도 한가지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팀 동료 올메도 사엔스나 내셔널리그 최고의 대타요원 말론 앤더슨(뉴욕 메츠) 등도 대타로서 상당한 경험이 쌓인 후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했으며, 앨버트 푸홀스(12타수2안타 0타점) 등 많은 강타자들이 대타로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풀타임 보직을 받지 못한 최희섭은 대타로서 오른손투수를 확실히 공략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떤 생각인지는 몰라도 트레이시 감독은 최희섭의 대타 기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대타로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결국은 최희섭의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다. [대타로 나서면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최희섭. 사진〓로이터]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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