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관계장관 인책 건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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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정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113회 임시국회 대책을 협의한 끝에 야당 측이 제안한 국정조사권 발동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확정했으나 다수 의원이 재무장관을 포함한 경제팀이 장 여인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 당직자들이 이런 의견을 종합해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의원들은 당은 아무 잘못 없이 당직을 개편했는데도 내각은 응분의 책임을 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검찰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가했다. 특히 이종원 전 법무장관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다고 김용태 대변인이 전했다.
의원총회는 이 같은 의원들의 의견을 당직자들이 정리해 결론을 내리도록 위임하고 야당이 제안한 국무총리 사퇴권고 결의안과 장관 해임 안에 대해서는 일단 부결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종찬 총무는 장 여인 사건의 배후문제에 관해『이규광씨는 반혁명 사건으로 4년간 옥살이를 하고 무직으로 있으면서도 자동차를 두 대나 굴릴 정도로 재주 있는 사람인데 수사결과「묵시적 비호」의 물증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항간에서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하고『수사과정에서 이 전 법무장관의 책임이 있어 이번에 경질하고 이 사건 수사를 이래서는 안 된다고 건의해 오던 검찰총장을 법무장관에 기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사채시장을 양성화시키겠다는 나웅배 재무장관의 수습방안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에 형사책임을 묻는 잘못이 왕왕 저질러졌다는 등 경제부처와 검찰에 대해 비관적인 발언을 했다.
의원총회는 이날 성명을 채택,『이번 임시국회는 이 사건의 문제점을 충분히 파헤쳐 민의를 수렴하고 경제질서 회복과 경기대책, 그리고 사회안정에 역점을 두어 이 사건을 마무리지으면서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그런 의미에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여 이 사건을 보다 확산시키는 것은 국가이익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성명은『이번 사건이 가져온 금융파동과 사회적인 물의에 대해 책임정당인 민정당은 국민에게 대단히 송구스럽게「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응은 의원들의 의원총회 발언요지.
▲이종찬 총무=국정조사권 발동과 국무위원 해임 안에 대해 결속해 산표 등이 있어선 안되겠다.
▲남재희 의원=국정조사권의 발동 봉쇄와 해임 안 부결은 이미 정해진 방침인가, 아니면 이 자리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는 뜻인가.
▲이재형 대표위원=당론은 이미 결정됐다. 그러나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의총을 연 것이다.
▲남 의원=당론결정 방식이 잘못됐다.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해야 할 것이 아니냐.
▲한병채 의원=당이 아무책임도 없으면서 개편했다면 내각도 마땅히 책임졌어야 한다. 재무장관과 법무장관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이진우 의원=의령사건 때도 내무장관이 책임지지 않았느냐. 그 동안 검찰의 몇 가지 수사행태는 불신을 사는 요인이 되었다.
처음에 외환관리법을 적용한 것은 난센스였으며 수사결과 발표시간을 늦춘 것도 잘못이었다.
의령사건 등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에 형벌책임을 묻는 잘못을 왕왕 저질러왔다.
▲김종기 의원=관계장관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정선호 의원=지금 우리는 슬로건의 남발로 불신을 더 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박경석=이번 임시국회는 시련을 극복하는 국회여야 한다.
국정의 일부조직이 마비되는 사태를 막아야한다.
국가의 녹을 먹고있는 광범한 의미의 공무원의 자세가 가다듬어져야 한다.
장 여인 사건으로 당 소속의원들이 당사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민정당은 엘리트의 결집체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다져 나가야한다.
▲배명국 의원=국정조사권의 발동제의는 명백한 정치공세다.
내각에 대한 일부의 의견은 일리가 있으나 일단은 해임 안을 저지시킨 후에 다시 논의하자.
야당의 수위 높은 발언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자.
▲김정남 의원=반대세력의 논리가 먹혀 들어가고 집권세력의 논리는 먹혀들지 않는 풍토를 고쳐야한다.
이를 위해 당 지도부는 정연하고 명백한 논리 전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가 끝난 뒤에 다시 한번 대화의 기회를 달라.
▲남재희 의원=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 신중하게 결정하자.
▲권익현 사무총장=개진된 의견은 앞으로 당 운영에 기필코 참고하겠다.
▲이재형 대표위원=장 여인 사건뿐만 아니라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민정당이 나가는 앞길에는 이 이상의 시련이 닥쳐올 수도 있다.
이제 국민화해의 차원에서 임시국회에 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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