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매춘 조직 적발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9일 밤 이민세관단속반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은 한인타운 일대 유흥업소들을 마치 이름처럼 꽁꽁 얼려버렸다. 급습의 신호탄은 대낮부터 나타났다. 이날 오후 3시쯤 타운내 한 커피샵에서 속칭 ‘호스트 바’ 업소 종업원이 ICE 요원들에게 연행됐다. 2시간 뒤인 오후 5시쯤. 본격적인 급습이 타운내 업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베벌리와 딜런 인근의 N 업소 8가와 알바라도 인근의 S 업소 여종업원들이 함께 살았던 타운내 아파트 등 정신을 차릴수 없는 ‘타운 대공습’이 시작됐다.

○…30일 저녁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유흥업소 등의 급습에 나선 연방합동수사관계자들은 급습 사실을 모르고 업소를 찾으려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신분증 요구와 함께 차량을 뒤지는 등 그야말로 공포 분위기를 연출.이들 수사관들은 또 이들 고객들에 합법 체류 신분 증명서를 요구하며 “증명서가 없는만큼 체포할 수도 있다. 체포되겠느냐 아니면 집으로 가겠느냐”며 엄포를 놓기도.

○…대대적인 단속이 이루어진 30일 이후 국토안보부의 한 한인수사관은 “이번 단속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미 국토안보부를 비롯한 연방수사기관은 신문광고 수집과 도청 미행 등을 통해 한인타운 내 매춘조직과 밀입국 조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필요해 의해 국지적 혹은 이번같은 동시 다발적인 단속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속에 걸려들지 않았다고 수사기관의 수사망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궁극적인 밀입국 및 매춘 단절을 위해 캐나다 등 국경 지역으로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을 뿐”이라고 경고.

○…이날 연방 단속반이 한인타운 유흥업소를 급습하자 타운내 ‘룸살롱’들은 일제히 문을 닫는 등 기민한 움직임. 이날 저녁 10시쯤 타운에서 ‘룸살롱’으로 2차를 가려는 남자 손님 3명을 태웠던 한 택시기사는 “손님들이 가자는 곳마다 문이 닫혀 있어 무려 8군데 룸살롱을 돌았으나 모두 문이 닫혀 있는 바람에 결국 맥주집에 손님을 내려주게 됐다”며 “이렇게 일제히 문을 닫은 날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며 단속의 강도에 혀를 내두르기도.

○…단속대상 중 하나였던 베벌리 불러바드와 딜론 스트리트 인근 한 유흥업소에선 단속반이 도착과 동시에 준비한 공구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민첩하게 작전을 수행. 이는 단속반이 미리 단속대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듯 치밀하게 진행 되었으며 업소주변 주민들은 순식간에 들이닥친 단속반에게 무슨 일인지 미쳐 물어볼 수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단속업소 바로 옆에서 리커를 운영하는 한 한인업주는 “마치 건물 철거를 하듯 유흥업소내부에서 공구로 뭔가를 내치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설명.

○…이번 단속에는 한인 통역관 100여명이 동원돼 작전의 규모를 실감케 했다. 단속반과 함께 방탄재킷을 입고 단속 업소 밖에서 대기하던 한인 통역관은 “요원들에게 무슨 일을 하게되는지 물었으나 보안상 말해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며 “일단은 중요한 임무를 수행중인 걸로 알고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30일에 이어 다음날인 1일 대낮에도 타운내 한 카페에서 합동수사반에 의해 한인 10여명이 체포되는 등 수사가 계속되자 유흥업소 업주들은 전전긍긍하는 표정. 이에 따라 업주들은 이날도 문을 닫기로 결정하는 등 유흥업소들의 영업에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한 업주는 “도대체 언제까지 영업을 중지해야 하는 지 감을 못잡겠다”며 “종업원들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어 문을 열고 싶어도 열수가 없다”고 하소연.한편 수사팀은 이외에도 타운내 송금업소 등을 급습 밀입국 조직의 송금 내역 등을 조사를 계속했다. 미주지사=정구현.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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