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법원관리 업체 모두 40개사|대기업계열 60개사도 "부실"|목제업이 가장 많고 섬유·신발·중화학 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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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은행돈 등 많은 돈을 빌어썼으나 경영이 부실해 법원이나 은행의 관리를 받는 업체가 최근 현재 40개사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8개 회사는 법정관리를, 32개업체는 은행임의관리업체다. 각 은행은 나웅배재부장관의 「부실기업에 대한 단계적인 정리방침에 따라 이들 40여개 관리업체와 합판업체를 포함한 1백여개의 부실기업에 대한 채권회수 등 정리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l7일 금용계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합판을 비롯한 목재업체가 가장 많고 다음이 섬유·신발·중화학업종 등이다.
이들 업종들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한 유망업종이었으나 해외경기변동과 방만한 경영등으로 재무구조가 아주 나빠졌다. 화신전자·원진레이온·고려나일론 등 8개회사는 법정관리를 받고있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돈의 출납은 물론 최고경영층의 인사 등 일체의 정상화계획이 법원의 동의하에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기업체가 고의로 많은 원료를 어음 등으로 산 후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써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은행관리업체로 선정되면 은행직원이 파견돼 돈의 출납등 자금관리를 도맡아하지만 경영층의 인사등에도 관여한다.
법원이나 은행의 기업관리는 부실업체정상화방안의 하나지만 일부관리 대상업체에 은행이자율 동결(법정관리)하거나 유예 또는 아예 탕감해줌으로써 경쟁대상업체들의 불평을 사고있다.
관리기간은 일정치않지만 72년부터 관리에 들어간 보르네오통상 등 10년 가까이 관리를 받고 있는 업체도 있다.
한편 대성목재 등 경영이 아주 부실한 업체지만 재벌그룹에 속한 업체는 관리대상업체에서 제외시키고 있는데 이런 업체가 약60개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기업에서는 은행관리로 들어가면 안심하고 돈을 빌수 있어 일부러 은행에서 관리해 주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은행관리로 기업이 소생한 후에는 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관리업체가 많을수록 부실채권을 많이 떠안고 있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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