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펼치는 「겨레 시」짓기 운동|백령도의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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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
여리게 괴던 노-란 색
구름 속 뜰에 숨겨두고
고갯길 넘다 지친
피난봇짐 꿈 엉킨다.
일상을
풀지 못 한 짐
이 봄에나 풀련다.
(2)
뱃고동 울고 간 수평선 뜬눈으로 지샌 그 밤.
산 넘어 개 울림 타고 돋아나는 그의 모습이
바닷길
신기루 (신기루) 되어 처벅처벅 다가온다.
(3)
눈밭은 춤추는 학.
동남풍은 설레는 밤.
백령도 우짖는 소식
성에 떼는 길이 멀어.
두루미
남긴 발자국에
민들레꽃 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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