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시장 선 스마트 기기, 생활가전 분야 4년 내 1000억 달러 규모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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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000억 달러 규모의 스마트홈 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윤부근(61·사진) 삼성전자 CE부문 대표는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 개관식에서 생활가전 사업의 미래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마트 기기에서 열린 큰 시장이 생활가전 분야에서 3~4년 내 재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 요리학교인 페랑디와 협업에 대해서는 “혁신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생활가전 분야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지름길로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왜 유럽에서 이런 협업을 하는가.

 “페랑디에는 80명의 교수와 100여명의 유명 셰프가 강사로 활동한다. 요리로는 세계 최고의 달인들이다. 이들의 안목과 경험을 생활가전 제품에 적용하면 소비자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 셰프와 교류하는 ‘클럽 드 셰프’를 1년전부터 진행해왔는데.

 “페랑디와 협업도 클럽 드 세프의 일환이다. 성과가 뚜렷해 확대한 것이다. 냉장고에 적용한 ‘미세 정온(定溫) 기술’이나 식기 세척기에 들어간 그릇이 골고루 잘 닦이게 만든 ‘워터월’ 기술이 모두 셰프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생했다. 협업으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질 뿐 아니라 제품 개선 효과까지 생기는 것이다.”

 - ‘정온’같은 미세한 기술은 전문가에게만 필요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는 남은 생선을 냉동실에 보관했다. 그리고 나중에 먹으면 어떻게 되겠나. 생태 사다가 동태찌개 끓여 먹는 것이다. 정온 기술은 생선이 얼기 직전인 -1도로 최적화된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생태를 사고 1주일 뒤에도 생태찌개를 끓여먹는 체험을 한 소비자는 우리 제품을 달리 볼 것이다.”

 - 클럽 드 셰프는 유럽보다 미국에서 1년 먼저 실시했는데.

 “미국이 유럽보다 제품 전파 속도가 빠르다. 미국에 비하면 유럽시장은 가마솥 같다. 유럽인은 문화에 자긍심이 강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다. 가마솥처럼 군불을 오래 넣어야 데워지지만 대신 한 번 달궈지면 쉽게 식지 않는 장점도 있다. 페랑디 컬리너리 클래스는 유럽시장을 달굴 큰 불덩이 하나를 아궁이에 넣은 것이다.”

 - 중저가 마케팅도 중요하지 않나.

 “그래서 생활가전 사업은 한 마디로 ‘롱 웨이 투 고(Long way to go)’다. 프리미엄 제품이 인지도와 위상을 높여주면 중급·보급형 실적은 자동으로 따라 올라갈 것이다.”

 - 삼성 키친에 차별화된 기술력을 적용할 필요가 있지 않나.

 “모든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시장이 2018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다. 큰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 키친에도 단계적으로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파리(프랑스)=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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