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돕는 풍토가 아쉽다"|재미 동포들이 본 「새마을운동」실상과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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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재미동포사회의 지도층인 한미지역사회개발연구협회 회원(10명)들이 지난달 23일부터 보름동안 새마을현장을 돌아보았다. 이들이 느낀 새마을운동의 실상과 문제점을 알아본다.
▲김 교수=재미교포나 미국사회에서 알려진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농촌 잘살기이면서 한편으론 정치적 목적을 위한 방편으로 알려졌읍니다.
그러나 직접 새마을현장을 돌아보고 이 운동이 사회발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있음을 알았읍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만이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며 정신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 새마을운동이 이 같은 역할을 맡고있다고 생각됩니다.
▲노 회장=새마을현장을 돌아보고 우리농촌도 좀더 노력하면 선진국 농촌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느꼈읍니다.
경북 경산군 새마을시범부락(보인2동)에서 잘 다듬어진 농지, 우리실정에 맞도록 개량된 주택을 보고 농촌이 크게 달라졌음을 실감했지요. 교민사회도 여유가 생기는대로 이 같은 마을을 돕기로 했읍니다.
▲박 목사=주거 환경이 개선됐다고 해서 농촌사회가 발전된 것으로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질적인 풍요에 앞서 가난한 이웃을 서로 돕고 스스로 잘살려는 의식개혁이 뒤따라야하지요.
새마을운동도 국민의 의식구조를 바꾸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도시중류층인사들이 이 운동을 냉소하며 마지못해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딱한 실정이라고 여겼지요.
▲임 회장=앞으로 새마을운동은 직장과 공장에서 뿌리를 내려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 회장=고속 도로를 닦고 댐·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조상이 물려준 옛것을 모두 없애버린 잘못은 짚고 넘어가야만 하겠지요.
초가 없는 농촌, 물레방아도 서낭당도 없는 시골은 정말 을씨년스럽습니다. 시골어린이들이 초가집을 구경하기 위해 민속촌을 찾아가는 시행착오가 되풀이돼서는 안되겠지요.
▲박 목사=겉치레 행사위주의 새마을운동을 가능한 한 억제하고 분수를 알며 남을 돕는 이웃사랑정신을 국민스스로 일깨울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강화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참석자>
▲김재택씨(48·존·제이 뉴욕 시립대 교수)
▲노진택씨(48·뉴욕무역협회회장)
▲박재영씨(51·뉴저지 한인교회목사)
▲임사룡씨(45·미 흑인아세안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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