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 보호를 사회운동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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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상희(67.사진)대한변리사회 회장은 최근 '한국지식재산포럼'(가칭)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포럼은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일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총리가 자신의 정부를 '지적재산 전략내각'이라 부를 만큼 지적재산의 중요성을 인식해 미래의 지적재산권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교육기관을 둬 일반 국민에게 지적재산에 대한 계몽에 힘쓰고 있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포럼 결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우리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은 후진국 수준"이라며 "전국민을 상대로 한 지적재산권 홍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동아제약 상무를 지낸 제약계 출신으로 국회의원(4선)과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후 한국발명진흥회장, 사이언스코리아 포럼 공동의장, 한국 우주정보소년단 총재 등을 맡아 과학 진흥에 힘쓰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회장으로는 지난해 2월 취임했다. 그가 변리사 자격증을 딴 것은 1973년. 당시엔 변리사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출원하는 기술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특허강국'이다. 지난해 한국이 중국에 출원한 국제특허는 6660건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3위이다. 우리나라 특허청은 뉴질랜드 등 7개국에 국제특허 예비심사를 대행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한류 콘텐트부터 김치의 맛.향.빛깔까지 모두 우리의 지적재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를 지키려는 노력은 미미했다"며 '지적재산권 전도사'가 되겠다는 각오다. 이 회장은 최근 대학교수, 언론계 인사, 전.현직 변호사, 변리사들을 꾸준히 만나 포럼 멤버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지적재산권과 관련, 여러 단체들이 나름대로 활동을 해 왔지만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결집하진 못했다"며 "지적재산권이 새로운 국가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이 포럼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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