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각료·실세 재임 기간 비교해 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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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움직이는 권력실세들은 어떤 능력과 출신성분을 갖추고 있고 남한을 움직이는 최고 관료그룹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부당국이 작성한 북한 핵심실세 30명의 리스트와 구체적 인적사항이 공개되면서 그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국의 내부문건을 토대로 뽑아본 북한 권력실세의 표준형은 김일성 종합대학을 나와 현직에 6년가량 근무 중인 70대다. 남한의 경우 행정부를 중심으로 추려 보면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50대로 장관직에 1년 남짓 근무 중인 각료다.

북한 실세 30명과 남한 각료 20명(노무현 대통령.이해찬 총리.각 부 장관)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다.

김정일 정권의 권력 핵심인사 29명(주상성 인민보안상은 출생 미상)의 평균 연령은 71세로 나타났다. 김영남(77)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연형묵(74) 국방위 부위원장 등 70대가 15명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고, 80대(김국태.김중린 노동당 비서)도 두 명이다. 60대는 김정일(63) 국방위원장과 박봉주(66) 내각총리 등 9명이다.

50대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김정일 시대에 들어 이른바 항일 빨치산 세대들이 대거 퇴진하거나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권력층이 상당히 고령화돼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발탁돼 대남부문의 실세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승철(49)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유일한 40대다. 노 대통령을 포함해 각료 등 20명을 분석해 보면 평균 연령은 57세다. 북한쪽 30명의 실세보다 평균 연령이 14살 적다. 노무현(59) 대통령과 이해찬(53)총리를 비롯해 16명이 50대로 북한과 달리 50대층이 주축을 이룬다. 60대는 오명(65) 과기부 장관과 윤광웅(63) 국방부 장관 등 4명뿐이다.

재임 기간은 체제의 특성 등으로 인해 북측이 월등히 길다. 북한은 김중린 노동당 근로단체담당비서가 1988년부터 17년 동안 비서직을 수행하는 등 10년 이상 현직에서 근무 중인 경우가 8명이나 된다.

북한 측 30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71.1개월로 약 6년이다. 이에 반해 남한 각료의 평균 재임기간은 13개월이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29개월)이 유일하게 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장관직에 올라 2년 넘게 자리를 지켰을 뿐 나머지는 1년 안팎으로 근무하다 떠났다. 취임한 지 1년이 채 안 되는 경우도 7명이다.

북한의 경우 여성은 한 명도 없고 남한은 장하진 여성부 장관이 유일하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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