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직권조정은 부쩍 줄어|진통겪은 삼양식품 정상회복|`대결은 서로손해`절감`이젠내직장`…불신씻고 성실근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해마다 2천여건씩의 말썽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좀처럼 사회문제로 부각되지 않는것이 근로자와 사용주간의 생계를 건 싸움이다.
올 한해에도 지난달말 현재2천1백59건의 단체협약을 둘러싼 노사간의 대립이 발생, 79년의 2천l백49건. 80년의 2천2백16건(노동부집계)과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눈에띄게 달라지고 있는것은 감독기관의 조정합의나 강제적인 직권조정보다도 노사간의 자율적인 대화를통한 해결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80년의 경우 노동부가 개입한 조정결정에서▲조정합의 4백79건▲직권조정 1백41건▲노사간의 자율적인 협의가 1천5백96건인데비해 올해는 노사협의가 1천7백88건으로 는반면 조정합의와 직권조정은 각각 3백50건과 21건으로 크게줄었다.
노사가 고소·고발로 맞서고 노동부의 집중감사가 실시되기도 했던 삼양식품(대표 박학선·서울상송동51의1)의 분규는 올해 업계에 가장큰 파문을 던졌던 사건이다.
서울을 비롯. 전국6개지역의공장, 5천5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연간2천억원의 매상고를 올리는 이 회사에 노사분규의 불씨가 떨어진 것은 지난 3윌초.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협의의 결렬에서 비롯됐다.
당시 노조조합장이던 전영랑씨(40)등 노조간부들은 38·2%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15%의 인상을 제시했다.
노조측은 이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노동부에 고발했다.
그결과 임금은 중앙노동위의 직권조정으로 17%가 인상됐다. 그러나 회사와 노조측의 손실은 컸다.
대화를 통한 노사협의나 중재를 무시한채 실시된 노동부감사결과 회사공동대표와 서울공장장 은희성(50)영남지사공장장 임완(49)씨등 간부들이 검찰에 입건됐고 조합장 전씨등도 조합비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노사간의 대화가 끊긴 가운데 계속된 팽팽한 대결은 결국 쌍방에 큰 타격을 안겨준샘.
이회사에 2년째 근무해온 신혜숙양(20·생산1부포장반)은「당시의 회사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하여 일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면서『동료근로자들도 직장의 동요로 일자리를 잃게되지나 않나해서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분규가 터진지 9개월, 뒤늦기는 했지만 노사가 대화를 통한 노력으로 회사는활기를 되찾을수 있었다.
입건됐던 회사간부들은 지난11일 무혐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또 조합장 전씨와 사무장 김영덕씨(28)등이 지난3일 스스로 회사를 물러났고, 윤원기(36)강재원(40)씨가 신임조합장과사무장으로 선출됐다
『한번 부러진 뼈가 다시 아물면 더욱 튼튼해지는 법이지요』-.
신임조합장 윤씨는 노사분규의 회오리가 지나간위 노사간의 훈훈한 대화로 회사안은 벌써 봄이 온 느낌이라고했다.
국제통신(서울신도림동), 한국오디오전자(서울문래동)분규또한 삼양식품 못지않은 대립이 있었으나 당사자간의 합의로 원만한 해결을 가져왔다.
국제통신은 노조를 약화, 분산시키기위해 조합장에게『느조에서 탈퇴하거나 조합장직을그만두면 주임으로 승격시켜주겠다』고 유혹하는등 노조운영을 방해했고 하루l시간씩 연장근무를 강요하다 노조의 반대에 부딪치자 조합간부들이 종업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사무장을 해고했다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중 원상회복됐다. <끝><홍성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