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에 못미친 땅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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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땅값의 신화는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소위말하는 「부동산경기」란 것이 팍죽어 땅값상승률이 다른 물가상승률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다만 서울∼인천의 중간지점인 부천과 대구∼광주간 올림픽고속도로가 개설되는 전남·경북일부지역의 땅값이 올랐다. 반점경기다. 기타지역은 도시·농촌을 가릴 것 없이 값이 착 가라앉았다.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부천시의 경우 임야는 41.5%, 대지 34.6%, 밭 22.6%, 논30.2%로 평균34.67%올랐는데 이것은 부천이 경인지역의 중간으로 대대적인 주택건설사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한데다 지리조건이 좋아 역곡동 일대를 중심으로 중소 주택업자들이 대단위 주택단지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때문에 기존 택지뿐만 아니라임야와 논·밭값도 껑충올랐는데 앞으로도 당분간 더오를 추세다.
순창·광주·고흥·남원의 땅값이 다른데 비해 오른것은 이들지역이 올림픽 고속도로 통과지점이기 때문으로 상반기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 역시 앞으로도 좀더 오르고 도로망 확충에 따라 인근 시·군의 땅값도 오를것이 분명하다.
특히 광주는 공단·주택단지·어린이공원등 공공시설사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값이 올랐고 통영은 안정리의 신항개발로, 남원은 시승격에 따라 값이 올랐다.
이밖에 목포는 영산강하구언공사완공·북항진입로개설·택지개발로, 고양군은 일산·벽제읍승격과 구획정리사업으로 영향을 받은것같다.
이와 반대로 서울의 성북·성동·은평등 11개구와 화성·구미·아산·김제등은 2%미만의 상승을 보여 최하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의 땅값이 일부 변두리를 제외하고는 완전침체의 단계에 들어갔으며 다른지역도 별다른 개발계획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아산의 밭값이 4·1%, 대덕의 논값은 3·6%, 화성의 대지값이 2·4% 떨어졌는데 이는 제2제철등 아산만개발사업과 임시행정수도건설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데 따른 하락으로 풀이됐다. 부여의 땅값도 백제권 개발계획으로 붐을 이뤘다가 계혁이 뚜렷이 제시되지 않자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또 다른 특징중의 하나는 대도시·중소도시·농촌지역의 땅값상승률 차이나 밭·논·대지·임야간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 대도시 평균땅값 상승률이 7·1%인데 비해 중소도시는 8·6%, 농촌지역은 7·1%였다. 지목간의 차이도 2%에 불과했다. 이는 투기생이 사라지고 모든 땅이 같은진폭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땅값이 안정세를 나타내면서도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역시 전반적인 경기사정과 부동산경기의 침채때문으로 분석됐는데 특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내년에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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