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달리면 "내 다리도 100만불짜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요즘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달리기 인구의 증가는 폭발적이다. 집 주변 공원이나 운동장에 나가보면 땀을 흘리며 달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1년에 300개 이상의 마라톤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여기에 영화 '말아톤'의 흥행 성공은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달리기의 효과=유산소 운동인 달리기의 효과는 이미 의학적으로 증명이 됐다. 심폐 지구력을 강화시킨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등등 달리기의 장점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또 특별한 기술이나 고가의 장비도 필요 없다. 우리 몸의 생리에 딱 맞고 누구나 거의 맨몸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무엇보다도 비만 환자의 체지방을 감소시켜 정상 체중으로 돌려놓는다. 그러나 비만인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달릴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정상인보다는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지므로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10분 달리기-5분 걷기-10분 달리기'를 반복하면 달리기가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 달리기와 더불어 식사량을 줄여야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달리기는 효과적이다. 이런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달리기뿐 아니라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해주어 유연성과 근력을 동시에 키워야 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위의 방법처럼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해준다.

★달리기 자세=초보자는 5km, 10km 처럼 거리를 정해놓고 달리기보다는 시간을 정하고 달리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잘 뛰는 사람은 없다. 20분 또는 30분을 정해놓고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어느 날 '100만불짜리 다리'로 돌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초보자의 달리기는 1주일에 3~4일이 적당하다. 화-목-토(일) 또는 월-수-금(일) 식으로 달리기-휴식을 반복해야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 달리는 시간은 30분이 적당하다. 물론 달리다가 힘들면 걸어도 된다. 단 이 시간 중에는 의자 등에 앉아 운동을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달리기 본능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특별한 달리기 자세란 없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뛰어다니는 것처럼 편안하게 달리면 된다. 그것이 바로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 자세다.

달리기 교과서에는 이런 말들이 나와 있다. '허리를 똑바로 펴고, 엉덩이는 약간 앞으로 내민다. 시선은 20m쯤 앞을 보면서 달려나간다. 이때 발은 뒤꿈치부터 착지해 발끝으로 땅을 차준다. 팔(八)자 걸음을 걷는다면 도로 위에 그어진 노란(또는 흰) 선을 밟으면서 1자로 달리는 연습을 한다. 팔은 L자로 구부린 뒤 달걀을 잡은 것처럼 가볍게 주먹 쥔 손이 바지의 허리 재봉선과 가슴 부위를 오르내리도록 한다….'

그러나 교과서에 나오는 자세에 너무 신경 쓰다보면 정작 중요한 달리기가 엉망이 되기 십상이다. 자신의 자세가 정석(定石)이라는 믿음을 갖고 편안하게 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 선수는 달릴 때 비둘기처럼 쉬지 않고 머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괴상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을 보유하고 있다.

호흡도 입과 코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해주면 된다. 만약 오른발에 호흡 리듬을 맞춘다면 처음 오른발을 디디면서 숨을 들이쉬고, 3번째로 오른발을 디딜 때 숨을 내쉬는 정도로 박자를 맞추면 된다. 또 달릴 때는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한다. 이 속도가 바로 자신에게 맞는 조깅 속도이다. 아무리 운동 붐이 일고 있어도 우리나라에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건강을 지키는 데는 보약보다 더 좋은 운동, 특히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서 이 '상위 그룹'에 속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면 어떨까.

(조인스닷컴 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