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성혜 스님이 최재선이란 속명으로 불리던 때, 평소 시조시집을 즐겨 있던 친구들과 함께 시조백일장에 투고했고, 갓 스무살 넘은 최재선이란 아가씨는 두차례인가 입선을 했다. 그리고 잊고 살았다. 26살 되던 해 출가를 했고, 한동안 수행에 매달렸다. 그리고 이번에 성혜란 이름으로 시조백일장과 다시 인연이 닿은 것이다.
"작년에 시조백일장이 아직도 연재중인 걸 중앙일보 지면에서 봤어요. 참 반갑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시조를 쓰게 됐습니다."
한동안은 경전 이외의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스님은 말했다. 글을 쓰는 일과 수행은 둘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진심을 읽어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수행과 글쓰기는 결국 뜻이 통한다는 얘기다. 불교 대중화에도 한몫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도 했다.
"앞으로 부처의 말씀과 중생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내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등단을 목적으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할 생각이냐고 묻자, 스님은 알쏭달쏭한 미소를 짓고는 다소곳이 합장을 올렸다.
손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