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회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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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적십자사(한적)는 24일 김성주(58·사진) 성주그룹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 임명되면 1949년 한적 창립 이래 첫 기업인 출신 총재이자 역대 최연소 총재다. 첫 여성 총재로 기록된 유중근 전 총재에 이은 여성 총재다. 한적 관계자는 “중앙위원회 위원 28명 중 21명이 참석해 이날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한적 제28대 총재로 선출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에너지기업인 대성그룹 창업주 고(故) 김수근 회장의 3남3녀 중 막내딸이다.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 영국 런던정경대(LSE) 대학원에서 국제협력관계,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는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으로 꼽힌다. 뉴욕의 유명 백화점에서 4년간 일을 배운 뒤 귀국해 90년 ‘성주인터내셔널(현 성주그룹)’을 설립,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엔 명품 브랜드인 MCM의 독일 본사를 인수했다. 이 업체를 35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97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차세대 지도자 100인’, 2012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 비전을 가진 101명의 리더’로 각각 선정했다.

 기업경영뿐 아니라 자선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생전에 대학기독교여자절제회장을 지낸 어머니(고 여귀옥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국제구호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월드비전 이사를 맡았다. 성주그룹은 매년 수익의 10%를 비영리법인인 성주재단을 통해 기부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김 회장의 선출을 둘러싸고 ‘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서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동안 한적 총재는 총리 출신이나 이 분야에서 오래 활동해 온 인물이 주로 맡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한적 총재가 어떤 자리라는 것을 안다면 김 회장은 스스로 고사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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