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4∼25만원,14∼l7% 올려 대기업서 9천 여명 뽑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학졸업자의 채용인원이 늘어나면서 초임 인상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돈을 많이 번 건설업체는 대졸 초임을 파격적으로 높였을 뿐 아니라 기성 사원도 월급을 올렸다. 30일 한국경영자 총협회에 따르면 삼성·현대·대자·럭키·국제 등 5대그룹과 종업원 1천명 이상의 국내대기업 30개 업체가 올해 새로 뽑은 대졸사원은 모두 9천2백 명으로 작년보다 2배나 늘었으며,이들의 초임도 14∼18% 올랐다.5대 그룹은 을해 대졸신임사원 6천6백 명을 채용, 작년의 2천6백명에 비해 2·5배나 많이 뽑았다.
또 이들 5대 그룹을 제의한 30개 대기업들은 작년에는 1천9백명을 채용 했으나 올해는 2천6백 명을 채용,작년보다 31%를 더 뽑았다.
한편 대졸초임은 5대 그룹의 경우 작년의 20만9천원 선에서 올해는 24만6천원으로 17·7%를 인상 했으며 30개 대기업도 작년의 22만1천원에서 올해는 25만2천원으로 14·1%를 인상했다.
특히 한양주택·대림산업 등 일부 건실업체와 투자금융회사의 대졸초임이 삼성·현대·대자·럭키 등 대그룹 수준보다도 높아 우수.인력들이 이들 기업을 찾는 기미를 보이자 다른 건설 업체들도 따라서 임금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그룹들은 그룹사중 건설 업체의 임금만을 올릴 경우 다른 회사와의 균형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대졸초임자의 임금은 월 급여와 시간외 수당 등을 합친 통장 입금만을 기준으로 보면삼· 현대· 대자· 럭키· 국제·요성 등이 월24만6천원 수준인데 비해 영양주택과 대림산업은 28만원 선으로 3만∼4만원이 높다.
그러나 일부 건설업체들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각종 수당을 지급하고있어 실
지 지급액은 이보다 훨씬 높아 영양 주택의 경우 32만원 선에 이르고 있다.
이들 일부 건설업체의 임금이 대 그룹보다 월등히 높아지자 현대 그룹도 현대 건설의 임금만을 다시 조정했는데 대졸 초임의 경우 수당을 포함해 28만 5천원으로 높였다.
현대측은 대졸 초임을 올리면서 다른 기성 사원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차장급 이상 월 10만원,과장 9만원,대리 6만원,대졸 평사원 4만원 씩을 인상,지급하고있다.
대졸 초임경쟁이 벌어지자 최근 대기업그룹의 사장단 10여명이 한국 경영자 협회의 주선으로 모임을 갖고 대졸초임경쟁을 삼가고 서로 스카우트를 하지 않는 것이 소망스럽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경영자 협회도▲신규 대졸자의 조기 채용 경쟁을 지양할 것▲대졸 초임금을 기존재직자의 급여수준과 균형을 맞울 것▲매년 일정 수준의 대졸인원을 채용해 경기변동에 따른 모집규모의 급격한 증감과 이로 인한 인력수급상의 논란을 방지해 줄 것 등을 촉구하는 공한을 각 회원사에 보냈다고.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우수사윈 확보라는 경쟁 때문에 실제로 지켜지지 않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