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합섬 여자배구팀|군산제일고교 축구팀|체전우승으로 갑자기 부상…팀 정비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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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제62회 전국체전구기종목에서 최대 돌풍을 일으켰던 한일합섬 여자배구팀과 군산제일고 축구팀이 이번 체전우승을 계기로 팀보강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팀 창단 (73년) 9년 만에 전국규모대회에서 첫 패권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린 한일합섬은 회사에서 선수확보와 후생복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팀 재건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또 축구불모지인 군산에서 팀 창단 1년만에 처녀 출전한 전국제전에서 우승의 행운을 잡은 군산제일고는 전국최강의 유지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강력한 뒷받침을 다짐하고 있다.
한일합섬과 군산제일고가 이처럼 팀 재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예상 밖의 우승에 용기를 얻었기 때문.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2차 실업배구연맹전까지 최하위를 면치 못했던 한일합섬이 이번 체전에서 강호 현대와 도로공사를 꺾고 우승한 것은 상상도 못한 이변이었다.
선수라고는 단 7명뿐 이어서 선수교체도 제대로 못한 한일합섬이 우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

<수비·팀웍 뛰어나>
등화숙·정옥남·화경련·권미조 등이 주축이 된 한일합섬은 준결승에서 석연순·김포수·원영례·유미왕등 쟁쟁한 멤버의 도로공사를 3­1로 물리치자 배구인들은 깜짝 놀랐고 결승에서 전국가대표 김영숙·김애주·이병화를 비롯한 윤왕남·서귀자등 화려한 멤버의 현대에 3­1로 역전승을 거두자 배구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한일합섬이 갑자기 국내여자배구에 강호로 부상한 것은 신임 이규명코치(37)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
선수부족으로 최하위에서 맴돌던 한일합섬을 맡은 이코치는 끈질긴 수비로 승부근성을 길러 주었고 저녁시간엔 틈틈이 배구의 이론을 함께 토론, 선수들의 의견을 들으며 호흡을 맞춰 수비와 팀웍이 견실한 짜임새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선수부족을 잘 알고 있는 회사측은 올해에는 태안여상·경북여상·전주근영여고등 졸업선수 12명을 뽑아 대폭선수를 보강키로 했으며 이규명코치를 감독으로, 전국가대표 이종원씨를 코치로 기용, 팀을 재건하기로 했다.

<축구불모지서 입신>
무명의 군산제일고가 축구불모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는 전국가대표출신 최재모코치 (37) 의 집념의 결실.
72년까지 국가대표 FB로 이름을 떨쳤던 최코치는 77년 포철에서 은퇴와 함께 축구불모지인 군산제일중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3년의 각고 끝에 군산제일중을 중학축구의 최강대열로 끌어 올렸던 최코치는 올봄 첫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학교측과 끈질긴 교섭 끝에 제일고에 축구부를 창단 시켰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 그동안 전국대회에는 전혀 출전치 못했지만 과거의 맹수비 선수답게 견실한 수비를 바땅으로 한 투지와 팀웍이 뛰어난 팀으로 육성했다.

<승부킥서 행운 잡아>
군산제일고는 지난 8월의 전국체전 도예선에서 강호인 이리고와 전주건설기공·전북체고 등을 제치고 체전출전권을 따내 기염을 토했다.
이번 체전에서 군산제일고는 1회전에서 부전승, 준준결승에서는 강호 대전상과 득점 없이 비겨 승부차기에서 4­2로, 준결승에서 서울경신고와 1­1로 비긴후 승부차기에서 514로, 결승에서도 강호 안양공고와 0­0으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5­4로 신승, 첫 출전에 우승하는 행운을 누렸다.
최코치는 『아직 우리팀이 전력상으로는 고교정상급에는 미흡한 편이지만 올해 제일중을 졸업하는 선수를 보강한다면 내년부터는 해볼만하다』면서『학교는 물론 군산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축구정문으로 키워보고 싶다』고. <최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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