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학생등반대 막나산 정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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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제주]맹인학생 32명이 영나산등반에 성공했다. 서울 맹학교 (교장 심정섭) 2학년 박진화군 (29) 등 32명은 13일 상오9시 한나산 영실등산코크스입구를 출발, 등정 4시간15분만인·하오 1시15분 해발 1천9백55m의 영나산 정상을 정복했다.
맹인학생들은 가시거리5m의 악천후속에 인솔교사이길재씨(40)등 교사3명의 인솔로 정상인이 3시간50분만에 등반하는 등산코스를 불과 25분을 초과해 등반에 성공함으로써 협나산정상정복의 꿈을 실현했다.
남학생 25명과 여학생 7명으로 구성된 이들 맹인학생 영나산등반대는 지난 79년부터 정기적금을 부어 2백만원의기금을 모으고 롤러스케이트타기, 높은계단 오르내기기운동등 피나는 훈련(중앙일보 8월29일 사회면보도) 끝에 2년동안의 끈질긴 꿈을 이루었다.
학생대표 박군은 『인간의 의지를 시험해보기위해 2년동안 한라산등반을 주비해왔는데 막상 성공하니 우리도 정상인과같이 이웃을 위해 일할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날 정상에 도착하자 먼저 정상에 올라와있던 부산경풍산악회 회원20을 환영했으며 인솔교사로부터 『여기가정상이다』는 소리를들은 매인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서로 부둥켜안은채 떨어질줄몰랐다.
서울맹학교학생들은 2년전에도 영나산에 오른 일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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