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교회서 주는 교회로「신앙수출」하는 한국기독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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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기독교가 세계를 무대로「신앙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교사 파견 및 성서수출을 통해 선교수출을 본격화한 한국기독교는 세계기독교 선교국으로 부상, 특히 동남아·아프리카지역 등 제3세계 개척선교에서 확고한 주역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적극적인 해외선교 개척에 나선 개신교는 각 교단차원의 공식 파송 선교사가 모두 2백명을 넘었고 지난해의 성서 수출실적이 42개국, 1백17만부(2백70만 달러)에 달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경우 인도에 15∼20명 신자수용규모의 소형개척교회를 1백여개나 세우는 등 선교국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교회건립도 활발히 전개되고있다.
선교 1백주년(84년)을 앞둔 한국 개신교는 종래의 선교 수입국이었던 구미 선진각국에까지 한국기독교 신앙을 역수출하는 세계적 기독교가 됐다.
한국 개신교의 해외선교는 1912년 예수교장로회가 구단을 창립, 총회결성 기념으로 중국 산간성에 3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이 그 효시.
70년대 말부터 시작된 기독교 선교 수출은 80년대 말이면 10만명에 이르는 선교사가 파송될 것으로 전망되는 급성장을 보인 것이다.
예수교장로회(통합측)의 경우 일본 자유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케냐 오스트리아 스웨덴 서독 등 13개국에 23명의 공식 교단선교사를 파송했으며 금년 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에도 선교사를 파송할 예정이다.
교단이 이들 선교사에게 보내주는 선교비는 월 1천∼1천3백 달러-.
예장(합동)도 현재 10여개국에 22명의 해외선교사를 파송했고 80년대 말까지는 1백명 정도를 내보낼 계획이다. 해외 선교비를 충당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70년말부터 시 단위교회=연5만원, 지방교회=연2만원씩의 해외선교 지원금을 교단총회에서 모으고 있다.
기독교장로회의 경우는 현재 독일·일본 등에 3명의 교단선교사가 파송돼 있다.
감리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일본 미국 서독 등에 교단산하기관의 해외선교사 10명이 파송돼 있고 금년 안으로 파푸아뉴기니에 1명의 선교사를 파송할 예정-.
성결교는 79년부터 인도에 1백개의 소규모 .개척교회건립을 착수, 1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활발한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결교는 이밖에 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동남아의 한국기독교 선교를 위한 교회건립과 선교사 파공을 연차적으로 확대할 구체적인 계획들을 수립중이다.
주로 미국·서독 등에서 활발한 선교활동을 벌이고있는 순복음교회는 14개국에 78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으며 65개의 교회를 건립했다.
여기에다 세계 각국의 교포 상대의 한인교회나 개별적인 해외선교사들의 수까지를 합치면 한국기독교의 해외선교는 훨씬 더 막강하다.
해외 문서선교의 대종을 이루고있는 대한성서공회의 세계 각 국어『성경』수출은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79년부터 시작한 성서공회의 성서해외수출은 금년의 경우 6월말현재 총 1백41만부를 기록, 지난해 한햇동안의 총 수출실적(1백17만부)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
세계 42개국(아프리카지역=19개국, 아시아지역=15개국, 구미지역=8개국)에 제작, 수출되고있는 성서들은 영·독·불어는 물론, 아랍어·스페인어·인도어·인도네시아어 등 거의 세계 각국어판이 망라돼 있다. 아프리카지역에서는 자이레 이집트 이디오피아 등에 가장 많이 수출되어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인도 뉴질랜드 호주 등의 순이다.
이밖에 폴란드·월맹 등의 공산권 국가에도 지난해부터 일본·홍콩을 통해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수출실적은 각각 3만부, 5만부씩이다.
세계 성서공회 연합회로부터 각 국어 번역의 원고를 받아 제작, 수출하는 대한 성서공회의 성서수출은 단연 그 종류와 발간 부수에서「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대한성서공회는 해마다 연합회에서 수십만 달러씩 받아오던 보조금을 79년부터 제정자립을 이룩, 받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오히려 연합회에 6만 달러 어치의 성서를 무상 증여했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서회도 곧 한국의 교회성장과 민중신학을 정리, 각 국어 판으로 제작해 활발한 수출활동을 전개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종감정, 구미선진국기독교의 사양화 및 경원시 경향과 세계적인 성장모델로서의 각광 등에 힘입어 활발한 해외선교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의 선교수출은 선교사의 체계적인 훈련과 파송질서만 확립되면 그 전망이 아주 밝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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