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되찾은 화랑, 한담 즐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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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화랑이 서독에 압승한 후 선수들간엔 오랜만에 웃음과 잡담이 오갔고 코치들은 용기를 되찾은 듯 밝은 표정.
특히 19세의 나이로 대표로 발탁된지 6개월째인 변병주가 2게임에 3골을 기록, 최고 득점자 대열에 끼었다.
변은 서독과의 경기에서 전후반 10개의 슈팅을 기록. 화랑 슈팅수(22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대학 선배인 조광래까지 여가 시간을 이용, 플레이 감각을 단련시키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고 있어 실력이 일취월장.

<아르헨티나 7번 돌파력 좋아 각광>
최고의 스타는 아르헨티나의 7번.
「아무차스·테귀」. 176㎝의 단신으로 흑발의 인디오 후예다.
대말레이지아·일본전에서 다람쥐같이 초원을 누비며 경이적인 돌파력을 과시해 찬사를 모았다.
스타일이 세계 최고의 스타「마라도너」를 쏙 빼어 닮아「제2의 마라도너」로 불리고 있다고.

<남미 2팀 감독들 설전·신경전 한창>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감독간의 설전과 신경전이 한창이다.
우루과이의「마르티네즈」감독은 첫날 화랑과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를 본 후『이것도 축구냐』고 혹평.
그러나 14일 우루과이가 태국에 3-2로 신승한 것을 본 아르헨티나의「로메로」코치는 『우리의 적수는 브라질과 화랑이며 우루과이는 안중에도 없다』고 코방귀를 뀌었다.
남미 팀들은 피지컬 코치가 있는 것이 공통된 특색.
선수들은 몸풀기 워밍업을 자기 멋대로 하지 않고 반드시 피지컬 코치의 지시에 따라서만 한다.
연습 전후에는 물론 경기도중 교체 기용되는 선수가 잠깐 준비체조를 하는 것도 피지컬 코치가 통제.
이들의 준비운동은 춤을 추듯 가볍게 뛰며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

<화랑 팀 기복 심해 임원들, 전전긍긍>
축구협회 임원들은 화랑의 기복에 따라 울다가 웃다가 전전긍긍이다.
왜냐하면 화랑 경기가 없었던 14일의 대전 공설운동장은 관중이 5천 여명에 불과했기 때문.
따라서 만일 화랑이 예선 통과를 못하면 준결승과 결승의 빅이벤트 흥행이 실패할 것이 자명한 것.
그래서 첫날 화랑이 프랑스에 비기자 울상을 짓던 협회 임원들은 15일 서독에 압승함으로써 준결승 진출 전망이 밝아지자 희색이 만면.
이번 대회 총 예산이 약7억5천 만원인데 방송 중계료 수입 1억원을 포함하더라도 매일 평균 1만5천명 이상의 유료관객이 입장해야 가까스로 적자를 면할 수 있다. <대전=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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