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신장염(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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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종류와 증세>
흔히들 신장염 하면 바로 부종(부종)을 연상하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얼굴이 부석부석하면 신장에 이상이 있지 않나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상 부종과 신장염은 밀접한 관계를 갖지만 신장염에서 반드시 부종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무 증세가 없는 사람이 정기적인 신체검사나 소변검사 중 이상이 발견되어 신장염임이 밝혀지는 경우가 흔하다.
바꾸어 말한다면 신장염은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며 단순히 피로감·권태감·무기력증 같은 증상에서부터 전형적인 부종, 혈뇨의 동반 등 너무나 다양해서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은 소변검사를 해야만 가능한데, 소변검사 자체도 오차가 심하다. 실제 신장염이 진행된 사람도 검사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이 희석되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고, 신장염이 아닌 열병환자라든가 심한 운동후의 채취된 소변에서 단백뇨(단백뇨)와 같은 이상이 발견되어 신장염으로 오진될 때도 있다.
이 때문에 신장염여부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서는 가급적 공복상태에서 충분한 휴식을 한 후 채취한 소변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상이 있을 때는 여러 차례 반복검사를 하게된다.
일반적으로 신장염 하면 난치병 또는 불치병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신장염에는 종류가 대단히 많아서 그 중에는 단기간에 완벽하게 치유되는 병도 있고, 어떤 종류는 평생동안 병은 있으되 전혀 진행되지 않아 정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종류는 수개월 내에 신장기능이 완전히 파괴되어 인공신장치료나 신장이식이 아니면 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소아나 청소년층에 흔한 편도선염이나 일부 화농성 피부염을 앓고 난 후 2∼3주 후에 콜라색 소변과 얼굴 혹은 다리에 부종을 동반하는 급성사구체신염의 경우는 4∼6주간 절대안정을 취하면서 적절히 병균의 재 침입을 방지하면 거의 완벽하게 회복이 된다.
심한 단백뇨와 전신부종이 동반되는 신증후군군의 원인이 되는 일부 신장염의 경우도 면역억제제와 부신호르몬 등으로 정상회복이 가능한데, 같은 신중후군을 유발하는 다른 신장염 등은 치료약에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신장염의 발생원인은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종류는 많이 구명되어 있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완벽하게 치유될 수 있는 질환도 많다.
그 때문에 정기적으로 정확한 소변검사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의 불행은 예방할 수가 있다.
정석호 교수 ▲6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졸 ▲73년 연세대의대 의학박사 ▲73년∼현재 연세대의대 내과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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