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 악기 구입 절실|「대한민국음악제」국향 개막 지휘할 곽승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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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9월 미국 5대 명문교향악단의 하나인 클리블랜드의 부지휘자로 선발되어 관심을 모았던 젊은 지휘자 곽승씨(39)가 오는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릴 제6회 대한민국 음악제(25일∼6월5일)의 개막연주회를 지휘하기 위해 귀국했다.
그의 지휘로 국향이 연주할 곡목은 「베토벤」만년의 최고걸작으로 꼽히는 제9교향곡(합창)과 제5회 대한민국 작곡상 수상작품인 박준상씨의『파리나마』.
『제9교향곡은 3백 여명의 합창단과 4명의 독창자들이 협연하는 연주시간 67분의 대작이어서 지휘자에겐 벅찬 곡입니다.』
최근 국향개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을 들었다는 그는 교향악단 수준향상을 위한 첩경은 단원들의 대우향상이라고 강조한다 .악보가 없어 제9교향곡을 복사판 악보로 연습하고 있는데 상태가 나빠 판독이 힘들다는 그는 다양한 악보구입과 엘토플룻 등 부수적 악기구입이 절실하다고도 얘기한다.
고교시절인 16세 때 시향 트럼펫주자로 활약했던 그는 경희대 기악과에 재학 중이던 64년 아리랑 가무단의 일원으로 도미했다. 학업을 위해 미국에 눌러앉은 후 메니스음대 지휘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조프리」발레단 상임지휘자(70∼79년), 아틀랜타심포니 전임지휘자 등을 거쳤다.
현재 그가 일하고 있는 클리블랜드에는 82년 말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으로의 부임이 확정된 유명한「로린·마젤」이 상임지휘자로 있다. 곽씨는 그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3년 전에 내한, 국향을 지휘할 때에 비해 희끗희끗 흰머리가 솟아나 더욱 원숙해 보이는 그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소탈한 언행으로 국향 단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인 김신자씨는 서독 컬오페라단 제1메조소프라노로 활약하고 있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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