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역대왕 평균수명은 47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조 역대왕 27명의 평균수명은 47세이며, 그중 17명은 질병으로 사망했고, 5명은 미상, 5명은 사약·암살 등 기타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6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열린「역사 속의 보건학」세미나에서 허정 박사(서울대보건대학원장)가 이조실록을 토대로 발표한 내용.
허 박사가 조사한 이조왕가의 수명을 보면 최 장수는 21대 영조로 83세까지 장수했고, 최 단명은 17세에 사약을 받은 6대 단종이었다.
27명의 왕중 40세를 넘기지 못한 왕이 11명으로, 10대 연산군(31세)을 비롯해 예종(20세·8대) 헌종(29세·24대)등 2명은 20대에 세상을 떠났다.
10년 단위로 나눈 수명을 보면 30∼39세가 8명으로 제일 많고, 50∼59세가 7명, 60∼69세 4명, 40∼49세 3명, 20∼29세 2명, 10∼19세·70∼79세·80∼89세가 각 1명씩이었다.
질병으로 사망한 17명의 왕들을 보면 4명(문종·성종·효종·정조)이 부스럼 등 종기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염증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은 풍질(지금의 뇌졸중 등으로 추정)이 3명(태조·세종·선조)으로 이들 왕들의 수명이 각기 74, 54, 57세인 점을 감안하면 혈관질환이 이해가 간다.
그 다음은 막연히 통증·열병 등으로 기록된 왕이 4명(중종·인종·명종·경종)으로 이들은 열이 나고 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각종 감염증 등이 아니었나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밖에 복통·복부 팽만 등 소화기계 질환이 2명(현종·숙종), 감풍(인조), 현후(영조), 두통(순조), 유종(헌종)등이 각 1명씩이었다.
치료법은 8대 예종까지는 기도와 침구가 주를 이루었지만 그 후로는 소시호탕·청심원·귀비탕·백비탕 등 전래의 한방약이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이조 왕후 34명의 수명을 보면 평균수명은 48세로 왕보다 1년이 길며, 최장수는 가장 단명했던 단종의 왕후인 정순으로 82세까지 살았고, 최단명은 헌종의 비인 효현왕후로 16세에 사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