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애절한 피격소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교황「요한·바오로」2세의 피격소식이 전해진 14일 새벽 전국의 가톨릭 신도들은 일제히 성당을 찾아 교황의 쾌유를 기도했으며 신도가 아닌 국민들도 함께 이번 참사를 비참해했다. l주일 예정으로 수원에 가 있는 김수환 추기경은『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을 느꼈다』며 온 국민의 기도를 당부했으며, 서울명동성당은 이른 새벽부터 울먹이는 신도들의 기도로 비통한 분위기였다. 주한 로마교황청의「루치아노·안젤로니」대사는『폭력은 어떠한 목적으로도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고통을 함께 하는 기도를 올렸고 신도들은 오는84년 한국카톨릭포교 2백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된 교황의 일정이 바뀌지 않을까 걱정했다.

<김추기경은 피정 중>
○…1주일 (13∼20일) 예정으로 수원 말씀의 집으로 피정(피정)을 들어가 있던 중 교황의 피격소식을 접한 김수환 추기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어쩌다 오늘의 인류세계가 이처럼 태러와 폭력이 난무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추기경은 주한 로마교황청대사관의 연락과 보도로 교황의 피격소식을 알게됐다면서『오직 교황의 쾌유를 빌 뿐』이라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교황 「요한·바오로」2세는 가톨릭신자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고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신자는 물론 국민모두가 함께 쾌유를 빌어달라고 호소했다.

<명동성당 신도 몰려>
○…천주교 서울대교구천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대부분의 신도들이 13일부터 1주일예정으로 수원에 있는 말씀의 집으로 피정(가톨릭 신도들이 1년에 한차례 이상 갖는 묵상과 기도 등 수양기간)을 들어가 직원들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명동성당의 김인성 신부는14일 새벽1시 30분쯤 사제관에서 재일 교포로부터 국제전화로 교황피격소식을 듣고 피정중인 김 추기경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명동성당에서는 평소와 같이 새벽종소리와 함께 6시30분과 7시 두 차례에 걸쳐 새벽미사가 올려져 1백 여명의 신도들이 모여 교황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드렸다. 신도들 가운데는 교황과 고통을 함께 하는 통곡의 기도를 하기도 했다.
○…주한로마교황청대사관(서울궁정동2)에는 「루치아노·안젤로니」대사·「조르지·고체리」 참사등 직원3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지키며 외신속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안젤로니」대사는 14일 새벽2시쯤 교황청으로부터 전화로 교황 피격소식을 들었다며 『큰총격을 받았다. 교황이 곧 쾌유되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안젤로니」대사는 피격소식을 듣고 이를 곧 김수환 추기경에게 전화로 알렸다며 『폭력은 어떠한 목적으로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자신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측은 교황청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전문을 받지 못해 피격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고체리」 참사가수시로 교황청에 전화를 걸어 교황의 수술결과와 용태에 관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