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수출 갈수록 힘겨워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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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만일 이대로 된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홍콩」·「싱가포르」·「스페인」· 「필리핀」등 섬유수출국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된다. 이때문에 「제대바」 에서는 섬유류 수출국-수입국 대표들간에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고 결론을 얻지 못한채 7월에 다시 협상을 하기로 했다.

<수입국의 주장>
EC·미·일등 섬유수입국들이 이번 협상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대략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섬유의 수입증가율을 국내섬유류 소비증가율과 연동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의MFA는 쿼터증가률을 년 6%이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매년 6%이상씩 쿼터량을 늘려준다는 뜻. 그러나 수입국들의 소비증가율은 최근의 실적기준 1∼2%밖에 안되므로 소비율에 연동시킨다면 4∼5%줄어드는 결과가 된다. 뿐만아니라 경기가 침체하면 수입을 전혀 안할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둘째는「합리적리탈」조항을 공식화하겠다는 것. 이 조항은 제2차 MFA의5조3항에 규정된 것으로 특별한 경우에 공동합의 (쌍무협정)로 MFA 규정에서 이탈할수 있다는 것이다. 즉 쌍무협정으로 MFA를 지키지 않을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를 공식화함으로써 연6%의 쿼터증가등 수출물량조정을 수입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하겠다는 의도다.
세째는 7%이내의 전용 10%이내의 초기·이월사용의 범위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며 네째는 배정된 쿼터를 그 해에 다 수출하지 못했을때는 다음해 쿼터량을 자동으로 축소시키는 이른바 쿼터 자동삭감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수출국의 섬유류 산업체 근로조건과 임금을 개선하라는 것. 이것은 개도국의 임금이 선진국보다 싸서 수입국 제품의 가격경갱이 안되기 때문에 개도국의 근로조건을 선진국과 같게 함으로써 경쟁할수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섬유수입국들은 어떻게 하든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선 유류수입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노골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다.

<수출국의 주장>
이에 대한 섬유수출국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첫째는 이른바 「합리적 이탈」 조항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즉 2차협정 당시에 도입된 이 조합이 MFA 당초목적에 위배되는것이며 『단한번 4년간만 적용하겠다』 는 당초 약속대로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전용 7%, 조기· 이월사용 10%이내로 돼있는 융통성조합을 더 확대하라는것.
세째는 섬유류 국제거래의 비위를 감시하게돼 있으면서도 유명무실한 섬유감독위원회(TSB)의 기능을 살리고 감독기능을 더욱 강화하라는것.
네째는 비규제품목의 규제를 철폐하라는 것으로 이는 수입국들이 비민감품목(수출국입장에서 보면비인기품목)까지 쿼터로 묶고 있는것을 해체하라는것.
다섯째는 제3국을 통한 간접수입에 제한을 완화할 것 등이다.
그러나 「홍콩」·인도등 일부강경한 수출국들은 한수 더떠 MFA자체가 잘못된 것 이라고 주장, MAF를 백지화시키고 섬유류 수입규제를 풀라고 주장한다.
또 태국·「필리핀」등 우리나라보다 한발 뒤진 후발개도국들은 한국이나「홍콩」같은 선발개도국들의 쿼터를 깎아 자기나라에 돌려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섬유수입국들은 바로 이같은 후발개도국들의 주장에 동조, 섬유수출국들을 분열시키는 작전으로 나오고 있어 한국이나「홍콩」은 협공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
이같은 미묘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우선 섬유수출국의 공통적인 주장에 동조하고있다.
특히 합리적 이탈조항 제거와 섬유감독위원회 기능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는 섬유수출 종주국의 입장에서 개도국의 분열을 막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리와 입장이 비슷한「홍콩」·「싱가포르」·인도 등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수입국의 주장을 받아들일수도. 후발개도국의 주장을 받아들일수도 없는 것이다.
이와함께 관계자들 간에는 이제 섬유류 수출도 구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즉 품질을 혁신해 부가가치를 최대로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섬유수출은 물량기준이므로 쿼터에 묶이면서도 수입을 늘리려면 품질의 고급화 밖에 길이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중」정도의 위치를 갖고있는 우리 섬유의 질을 「상」으로 끌어올리고 기초직물은 후발개도국에 넘기는 섬유산업의 구조개편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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