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긍연과 김정남 코치-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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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1년에도「러시」를 이룰 각종 국내 「빅·이벤트」를 앞두고 한국 「스포츠」는 또 다시 웅비의 나래를 도사리고 있다. 어떤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는 「스타·플레이어」의 부심(부심)과 긴밀한 함수관계를 가지면서 역사를 창조한다. 유망 신인 등 영광의 땀을 흘릴 일선 역군과 그들에게 지혜를 줄 선배들이 새해의 꿈을 펼친다. <편집자주>
하기 좋은 말로 대뜸 「제2의 차범근」이라는 별칭을 붙여보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을 수가 없다. 178㎝인 키가 같고 11초대의 1백m 주력이 같으며 「윙·플레이어」란 점도 똑같다.
고 3년생으로서 나이 불과 19세에 일약 국가대표선수가 된 영광을 누린 것도 똑같다.
경이적인 가속도를 내뿜으며 「터치·라인」을 따라 질풍처럼 내닫는 「드리볼링」이나「페널티·에어리어」 모서리를 꿰뚫으면서 몸을 뒤틀어 중량감 넘치는 중거리 「슛」을 터뜨리는 「스타일」 또한 틀림없다.
게다가 신장에 비해 「헤딩」력이 부족하다는 결점까지 똑같고 축구선수로선 다소 유순하다는 성격마저 꼭 그대로다.
80년을 장식한 최대신예가 최정호라면 새해 81년은 이 「또 하나의 차범근」인 조긍연에게 대망의 해가 될 것 같다.
영등포 공고를 올봄에 졸업, 고려대에 진학한다. 고려대 「코치」이기도 한 화랑의 사령탑 김정남「코치」의 휘하에 완전히 들어간 셈이다.
김 「코치」는 새해 아침에 눈밭을 뒹굴며 개인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조긍연을 찾아가 격려를 했다. 조긍연은 지난 12월부터 고대 「팀」에 합류했으며 4일까지 열흘 동안의 휴가마저 반납, 홀로 합숙소에 남았다.
김 『고향 (전북 화구) 에나 다녀올 것이지….』
조 『제가 그럴 겨를이 있나요. 연습 외엔 아무 생각도 없어요.』
김 『그래. 항상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지. 그것은 신념이나 기백과 함께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지.』
조 『고대 선배들과 몇 번 연습해보니까 저의 부족함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어요.』
김 『최대의 과제는 부단히 변화하는 경기상황을 재빨리 읽어내는「센스」의 연마야. 그 점에선 아직 넌 풋과일에 불과해.』
김정남 「코치」는 『행동반경을 넓혀 문전난전 속에서의 파괴적인 돌파나 「헤딩」 경쟁에서도 탁월하며 수비력도 갖추는 등 전천후 공격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82년 「스페인」「월드·컵」 예선전 (쿠웨이트)이 조긍연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금석이 된다. 축구계는 최순호 발굴에 이어 2년 연속「히트」의 기대에 부풀어있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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