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인 정양봉씨 치료비 주선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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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학으로 자수성가한 실업인 정양봉씨 (47·신진「엔지니어링」대표)가 앞못보는 영세민들에게 빚을 찾아주기에 앞장서고 있다.
정씨가 불우한 실명환자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것은 5년전인 76년. 남대문 「라이언즈· 클럽」회장 (3대)으로 있을때부터다.
그동안 정씨가 수술을 주선해서 빚을 되찾은 사람은 1백30여명. 춘천·목포를 비롯 제주도까지 간적도 있었다.
경비는 처음엔 「클럽」의 봉사기금으로 충당했으나 작년부턴 모두 정씨가 부담하고 있다.
『무료로 수술을 맡아주는 김상민박사 (40·경희의대 안과과강) 「럽」의 공이 큽니다만정씨는 이 운동의 공로를 의료진에게 돌리고 겸손해한다.
고향인 경주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단신 상경, 고학으로 대학을 마친뒤 피땀으로 건축·기계설비회사를 일으킨 정씨는 독실한「크리스천」 이다. 때문에가난이 주는 설움을 너무 잘알아 진료반이 가는 곳마다 꼭 동행해 이들의 어려운 사정도 들어왔다.
18일하오 서울미아국교 보건실에는 67명의 실명환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대부분 백내장·녹내장·사시(사시)등으로 이미 눈이 멀었거나 멀기시작하는 환자들이다. 진료반의 검진결과그중 26멈은 수술등으로 시력회북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빛을 찾을수 있게됐다. 치료기간은 보롱2개월쯤걸리며 한사람앞에 소요되는 30여만원의 치료비는 물론 정씨부담이다.
시력회복이 가능하다는 말에 김오남씨 (73·3년전 백내장으로 실명)는『며칠전 남은 4대독자 손자놈을 볼수 있다면 한이 없다』 고 좋아했다. <김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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