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의 이상적 선택|「리건」은 「부시」를 왜 「러닝·메이트」로 택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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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리건」·「부시」 「티키트」를 최종 확정한 공화당 전당 대회는 지난 l백24년의 공화당 전당 대회 사상 가장 짜임새 있는 단결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때 「포드」 전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설 때문에 대회장 분위기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으나 「리건」과 「포드」는 피차간에 「거북한 상대」라는 현실 때문에 「키신저」 같은 막후 협상 실력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협상은 12시간만에 결렬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리건」에 대한 도전이 거의 없었고 모두 4만 자에 달하는 상세한 정강이 수정 없이 채택된 점등은 모두가 공화당이 내건 단결과 「새로운 출발」의 기치를 일단 만족시켜주었다.
비록「리건」과「부시」가 서로를 보완해 줄 수 있는 「티키트」라 하더라도 느닷없이「포드」의 이름을 끌어들여 대회장이 흥분했던 분위기는「리건」-「부시」「티키트」가 확정된 후 허탈감으로 바뀌어『「포드」파동』은 아무래도 앞으로의 공화당선거전략에 정치적 부담이 될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부시」의「러닝·메이트」로서의 선택은「리건」자신이 강경 보수파이며 외교행정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오랫동안「워싱턴」정가에서 활약해온 노련한「부시」가 보완해 줄 수 있는 이상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선거전략 면에서도「리건」은 서부지역의 득표가 유리한 반면 동부 지역에 발판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간부 출신의 「부시」를 내세운 것은 배타성이 강한 동부와 남부지방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시」의 정치 성향은 미소 전략 무기 제한 회담 (SALT). 국방력 강화 문제에서도 「리건」과 입장을 같이하는 보수 성향을 보이면서도 공화당 내에서는 「리건」보다 융통성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시」는「리건」의 철저한 강경 노선을 염려하는 유권자 층을 파고 드는데 유리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리건」의 후보 지명이 확정된 후「카터」는「리건」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정책 문제에 관한 TV토론을 갖자고 제의했다. 「리건」은 물론 이 제의를 수락했다.
인기가 뒤지는 후보가 통상 TV 토론 대결을 제의하는 미국의 풍토를 생각한다면「카터」가 이런 제의를 한 것은 당연하다. 「카터」는 지금 「리건」에게 인기가 10%이상이나 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대결을 위한 TV토론을 하고 나면 대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편 전당 대회가 개막된지 이틀만인 16일 느닷없이「포드」전 대통령의 부통령 추대 움직임이 일어난 것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타격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전 「미시간」 주지사 「조지·홈니」가 주동이 된 「포드」 추대 움직임은 하룻만에 일단 사라지고 말았으나 「포드」의 이르이 거론된 정치적 복선이 무엇인가에 대한 화제는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사실 대회가 개막되자마자 일부 대의원들간에 「포드」 추대 운동이 활발히 무르익고 있었다.
「포드」의 부통령 출마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리건」이 국내의 문제에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포드」같이 대통령을 지낸 거물을 「러닝·메이트」로 한다면 공화당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티키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당 대회가 부통령 후보를 놓고 그렇게 떠들썩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디트로이트」에 와있는 많은 정치관측통들은「리건」측이 공화당「붐」을 일으키기 위해 고의로 유도해낸 「정치적 양동 작전」으로 이를 보고 있다.
미국의 3대 TV나 주요 신문들은 연일 10여명의 부통령 후보자들 이야기와 대회장 주변에 나도는 온갖 소문을 시시각각으로 보도했다.
「리건」의 선거 본부가 느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겠느냐는 진단이다.
전당 대회 기간 매일 저녁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골든·타임」인 4시간 동안 방영되는 전당 대회 광경을 시청하고 있다.
통상 대회가 진행될수록 「러닝·메이트」후보는 점점 압축되기 마련인데 이번의 경우는 4명으로 압축되었던 후보자 이름이 대회가 진행됨에 따라 오히려 10여명으로 늘어나는 이변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리건」은 부통령 후보 문제를 통해서 공화당「붐」을 최대한 일으킨 황금의 「찬스」를 만끽했다고 볼 수 있다. 【디트로이트=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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