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보다 「기술」자랑····막 내린 서울의 「스위스」산업기술박람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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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공에 이어 아주선 두 번째 일본진출 견제하려는 뜻도>
외국의 종합무역박람회로서는 처음 열린 「스위스」 산업기술박람회가 깔끔하고 짜임새 있게 9일간(5월29일∼6월8일)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발전기「메이커」로 유명한「브라운·보베리」사를 비롯한 「스위스」의 1백50개 유명기장들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는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첫발로서 그들의 자랑인「기술」을 유감 없이 과시했다.
「스위스」측 한 관계자에게『마침 때를 잘못 택해 관람인원수가 예상보다 적었었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자 『올만한 사람은 다 왔으니 성공』이라고 말했다. 관람인원수보다는 자기네 기술과 상품에 정말 관심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시기간 9일 중에 아예 일반에게 관람을 허용한 기간은 마지막 이틀뿐이었다.
「테오드르·두들리」「스위스」주한 대리 대사도 이 박람회를 통해 당장 무슨 상담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것보다「스위스」의 기술과 품질의 우수성이 제대로 소개·인식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설치비용 만해도 약6억 원.
2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놨다는「스위스」박람회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74년 중공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시계·공작기계를 비롯해 각종 정밀기기는 물론 「유니언·뱅크」를 비롯한 「스위스」의 4대 은행들까지 참여해 이채를 띠었다.
인구6백만 명에 불과한 기술대국 「스위스」에는 4천만 인구의 한국이 매력 있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또 그들은 한국에 직접 물건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네의. 기술과 양질의 한국노동력을 결합시켜 일본을 견제하자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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