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의 금의환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독의 「프랑크푸르트」 축구「팀」이 오늘 서울에 들어온다.
물론 차범근, 독일 명 「차붐」도 끼어있다.
「차붐」의 독일생활은 매우 우아하다.
비록 「호화 아파트」는 아니지만「프랑크푸르트」 교외의 한적한 고급주택가에서 그는 살고있다.
그는 아침 7시에 기상하여 8시에 우유·「요구르트」·생선 등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9시에 집을 나온 그는「벤츠」280E를 몰고 「클럽」으로 향한다. 도착하는 게 9시30분.
아침 연습은 10시부터 1시간 반 가량. 이게 끝나면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낮1시면 집에 돌아와서 불고기 점심을 먹는다. 때로는 여기 곁들여「릅스터」 두 마리를 뜯는다.
그리고 한시간 가량 낮잠을 잔다.
낮 연습은 3시부터 있다. 그것도 꼭 1시간 반. 그리고 또 전신 「마사지」.
집에는 6시 반에 돌아온다. 저녁도 물론 점심보다 더 호화롭고 푸짐하다. 잠드는 것은 밤10시.
연초에 「슈테른」지는「79년도 세계 4대상승세의 인물』 을 꼽은 적이 있다.
서독수상 「슈미트」, 미 「케네디」상원의원, 「노벨」평화상을 탄「테레사」수녀, 그리고 「차붐」이었다.
차범근이가 「프랑크푸르트· 팀」에서 뛰게 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오늘과 같은 돌풍의주인공이 되리라고 예고한 사람도 드물었다.
지금 그는 연수1억 원이 훨씬 넘는다. 올 들어 이미 10「골」의 목표를 달성하고 세계『「베스트」11』에 까지 뽑힌 그는 이제 세계적인「스타」가 된 것이다.
차범근의 밑천은 그 『황금의 다리』에 있다. 그의 넓고 두꺼운 다리 근육은 서양인에게서는 보기 드물다.
한국이 자랑하던 운동선수 중에 자전거에 엄복동 선수가 있었다. 그도 차범근 이상으로 넓적한 다리의 소유자였다.
그는 천하무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단 한번도 해외에 나가보지 못했다. 그는 불행히도 일제 때에 태어났던 것이다.
지금 해외에서 활약하고있는 「스포츠맨」으로 태권도에서 1천명, 유도에서 1백30명을 위시해서 총구· 탁구· 배구 등 각 부문에 걸쳐 온 세계에 퍼져나가 있다.
그 모두가 「차붐」처럼 우아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처럼 많은 체육인들이 해외에 나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국력이 자랐다는 얘기나 같다. 또 그만큼 한국의 국위가 떨쳐지며 있는 것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