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한숨 돌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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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투신권의 수탁고가 늘고 환매요구가 줄어드는 등 SK글로벌 사건과 카드채 사태로 야기된 투신권의 불안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카드채와 회사채에 대한 거래가 부진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의 불안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그동안 일부 중단됐던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환매가 14일 재개됐다. 지난 11일 은행과 보험회사들이 설립한 '카드채 투자전용 뮤추얼펀드'가 투신권이 보유한 4조3천억원어치의 카드채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14일 투신권의 순환매(환매분에서 유입분을 뺀 것) 규모는 1조3천억원에 그쳐 당초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동안 환매가 막혀 있었기 때문에 환매규모가 3조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환매요구는 일단 진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1일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 이후 계속 줄어들었던 투신권의 수탁고가 지난 9일 순유입으로 반전된 데 이어 11일에는 MMF도 한달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MMF 수탁고는 14일 다시 감소했지만 투신권은 앞으로 완만하게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면서 주식형 펀드가 지난 11일 12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그러나 카드채 금리가 여전히 7% 안팎으로 카드사의 유동성 위기론이 제기되기 전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은 데다 회사채 거래도 활발하지 못해 채권시장 및 투신사들이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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