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벨트」가 너무 무거워서였을까|박찬희 맥없이 TKO패…타이틀 뺏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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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 「프로·복싱」사상최장 방어 기록을 자랑하던 WBC(세계권투평의회)「플라이」급 「챔피언」박찬희(23)가 18일 장충체육관에서 노장「오오꾸마·쇼오지」(대웅정이·29)에게 시종 허덕이다 9회 53초만에 충격적인 TKO패, 작년3월18일 「칸트」에게 「타이를」을 획득한 후 1년2개월만에 6차 방어에서 함몰됐다.
8회까지의 채점내용도 주심인「나타약」(필리핀) 은 78-73, 부심인「우찌다」(일본)는 79-75, 한국의 김광수씨도 78-77로 모두 「오오꾸마」의 일방적 우세로 채점됐다.
박찬희는 5회에 복부를 강타당한 것이 치명타가 되어 이후 TKO 되기까지 서서히 무녀졌다.
박은 2, 3회에 머리를 약간 숙이고 파고들었으나 키가 크고 「리치」마저 긴 「오오꾸마」에게 옆구리와 안면을 여러 차례 강타 당했다. 4회에 박은 더욱 초조한 듯 「가드」를 내리고 「오오꾸마」를 외곽서 돌다 「스트레이트」를 가격하고 근접전에선 교묘히 붙잡는등 백전노장의 노련미를 과시했다.
박이 치명타를 맞은 것은 5회. 박은 배와 얼굴에 연타를 맞고 「그로기」상태가 됐으며 7회에는 초반 눈옆이 찢어져 「링·닥터」의 검진을 받기도 했다. 박찬희가 계속 붙들려하자 「오오꾸마」는 유도식으로 넘어뜨리자 관중석으로부터 빈 깡통과 빈병이 날아와 경기가 1분간 중단되는 수라장이 빚어졌다.
경기가 계속되자 주심은 「오오꾸마」에게 「파울」을 줘 관중들을 진정시켰다.
이미 기진맥진한 박은 8회에서는 안면과 복부를 맞고 휘청거리며 잡고 늘어지다 주저앉아 주심이 「카운트」를 했으나 「공」이 울려 겨우 살아났다. 그러나 9회에 들어 제정신이 아닌 박은 일방적으로 얻어맞다 주저앉아 주심은 「오오꾸마」의 TKO승을 선언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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