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예식장 각종 바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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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예식업소들이 턱없는 바가지 요금으로 사용자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시즌」을 맞아 예약이 밀린 전국의 결혼예식장등은 식장임대료를 규정보다 최고 5배까지 받는가하면 「드레스」 임대료·신부꽃값·화장값·사진값등 갖가지 명목으로 부대비용을 받아내고 있다. 장의사들도 영구차사용료·장래용품값 등을 턱없이 비싸게 매겨 강요하고 「저승차비」·담배·술값등 이름으로 잡부금을 요구, 상주들을 애먹이고 있다.
경조사(경조사)에 돈을 따지지 않는 인심을 악용한 이같은 예식업소들의 횡포는 일종의 사회악으로 등장했다.

<결혼예식장>
○…예식장 사용료는 「가정의례에 관한 시행규칙」에 따라 좌석 1백석 미만은 1석에 84원, 1백석 이상은 63원이하로 규정돼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 1만1천∼2만3천원까지 협정요금을 정해두고 있으나 봄철 결혼「시즌」을 맞아 예약이 밀리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충남천안시내 H예식장등 5개 예식장들은 「드레스」사용료를 포함한다는 명목으로 규정보다 5∼6배가 많은 5만∼6만원을 받고 있다.
홍성읍내 예식장들은 전체예식장 사용경비로 12만2천원씩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예식장임대료는 전체의 7%도 안되는 8천4백원으로 사용자들에게 값싼 인상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부대경비를 엄청나게 씌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대구시내 예식장들도 식장임대료는 1만5천∼2만1천원을 받고있으나 「드레스」·꽃값·화장비·사진값 등으로 12만5천원이나 받아 부대비용이 예식경비의 92.5∼98.6%에 이르고 있다.
사진값은 시중 사진관에서 4장에 2만1천원 받는 것을 1장에 1만5천원, 4장에 6만원을 받는등 시중보다 1.8배나 더 받고 있다.
「드레스」 임대료의 경우 시중일류 양장점에서 15만∼20만원에 마춰 입을수 있는 것을 한번 빌어 입는데 최하 1만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받아 옷값의 6.5∼50%까지 받아내고 있다.
○…충북청주시내 18개 예식업자들은 꽃집에서 8천원이면 살수 있는 신랑·신부·주례·양가부모용 꽃을 1만5천∼2만원씩 받고있다.
한번밖에 사용할수 없는 질 나쁜 장갑도 시중에서는 한 결레에 1백50원이면 살수 있지만 예식장에서는 장갑 3결레와 비망록등을 끼워 시중도매가격의 2∼3배인 7천∼1만원씩 받고 있다.
○…요금뿐 아니라 사용시간도 규정된 1시간 이상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인천시내를 비롯한 전국대부분의 예식장은 3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아 사실상 사용료를 2배받는 셈이다.
결혼식이 끝나기 도전에 다음차례의 하객들이 밀어닥쳐 혼란을 빚고 시비까지 벌어진다.
결혼「시즌」인 최근에는 결혼식도중에 식장관계자들이 나타나 『다음 차례가 밀렸다』며 빨리 끝내줄 것을 공공연히 종용하기도 한다.
○…대전시내 H미장원등 3개 미장원에서는 신부화장을 3천∼5천원의 싼값에 해준다는 구실로 「드레스」를 빌려주고 7만∼8만원씩을 우려내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생에 한번뿐인 경사」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업자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장례식>
○…장의차는 왕복요금이 30㎞까지는 3만2천8백원이고 초과시는 k당 3백50원씩 계상하며 대기료는 시간당 1천8백30원으로 규정돼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기사들이 웃돈을 1만∼2만원씩 요구하고 웃돈을 주지 않으면 산골짜기 도로는 아예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어 상주들은 하는수 없이 웃돈을 주고 있다.
강릉·충무등 장의사가 1개소밖에 없는 지역에서는 이 같은 횡포가 더욱 심하다.
경남·충무·통영·거제지역 장의차들은 운구도중 2∼3번씩 차를 세우고 「저승차비」라며 5천∼1만원씩을 요구하고 돈을 주어야 출발한다.
경기도 부천시 범박동 김모씨(39)는 지난날 인천시내 모장의사에서 6만7천원을 주고 차를 빌었으나 운전사가 길이 나쁘다며 차를 몰려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1만원을 더 주었다고 했다.
장지에 도착하자 차장이 문을 열어줄 생각을 않아 또 5천원을 쥐어주어야 했다.
인부들은 인부들대로 술값·담배값을 요구, 결국 2만5천원이 더 나갔다.
관·향·조등(조등)등 장례용품도 시중가격보다는 2배 정도가 비싸다.
대구시내 장의사에서는 2만∼3만원짜리 육송·미송관을 4만∼7만원씩 받고 있고 춘천에서는 8백원하는 백지를 1천원에, 3백50원짜리 짚신을 5백원, 병풍과 촛대는 한번 빌려주는데 무조건 1천원씩을 받고있다.
춘천시내 한 장의사업자는 『장례용품이 비싼 것은 사실이나 장례식이란 늘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생에 한번뿐인 것인 만큼 그렇게 문제삼을 것은 못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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