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TV 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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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방송의 역기능 문제가 또 거론되고 있다. TBC와 MBC가 매주 일요일밤에 방영하는 수사극이 청소년들에게 범죄유발의 자극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통계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경찰당국은 두 TV상의 수사극 제작에 협조를 안하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TV수사극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있다는 사실은 유감스러운 일이기는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당장(앞으로)협조를 거절한다는 당국자들의 좁은 소견에는 실망을 금할수가 없다.
모든 「매스·미디어」는 그 내용과 제작방법에 따라 기능과 역기능을 갖게 마련이다. 그리고 어느쪽의 기능이 더 크냐에 따라 그 매체의 사회적, 이른바 공기성의 가치가 판단되는 것이다. 문제는 오늘날의 TV수사극이 과연 그렇게 우려할 만큼 심각한것이냐 하는 것인데 필자의 견해로는 그토록 심각하지는 않다고 보며 따라서 경찰당국도·다른 측면에서 TV수사극을 선도해야 하지않을까 생각한다.
○…TBC TV의 일요일밤 「형사」(바다의 침묵) 는 어느날 남해에서 전복따던 해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사진의 집요한 방증수집과 추적으로 이 범인이 누구임을 밝혀내는데 아무리 범인이 지능적이고 재구(?)가 좋아도 완전범죄가 가능할 수 없음을 이 수사극은 보여주고 있다.
비록 영상을 통하여 범행수법이 노출된다해도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푸는 결판을 좋지 않게만 단정할수는 없다. 인간은 그런 장면과 상황을 통하여 스스로 자기를 조명해보는 본능적 심리가 있기 때문에 역효과보다는「플러스」적인 점이 있다.
○…MBC-TV의 일요일밤 「수사반장」(아버지와 딸) 은 우리에게, 특히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범인인 남편도 생활하는 아내의 번뇌, 그리고 홀로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털어놓는 부녀간의 대화, 마침내는 죄를 짓고마는 딸을 인자스러운말로 감싸주는 아버지의 사랑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영원한 고향을 느끼게한다.
이러한 수사극은 사건위주의 활동보다도 그 사건을 놓고 에워싸고 벌어지는 인륜과 인간성의 표출을 보여주는것이므로 어떤「드라마」보다도 감명을 준다.
○…KBS TV의 지난주 공사개국 7주년기념특집 「쇼」인 『봄이왔네』는 선·후배남녀 연예인들이 함께 출연하여 볼만한 「프로그램」이었다. 각도「팀」으로 출연하여 고유의 노래를 하는것도 그랬지만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김희갑씨의 호소력있는 노래는 실감을 주었다. 그리고 여러가지의 「코미디·쇼」가 단막극으로 진행됐는데 특히 새로 등장한 「코미디언」 이 주일의 촌극은 천성적인 소양을 엿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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