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주제는 율동성지닌 인체 - 첫조각전 갖는 김효숙씨 자연성훼손않고 작품화 하는 것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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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체의 여러 모습을 참신하게 조형해내는 조각가 김효숙씨(35) 첫 개인전이 21∼26일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린다. 원만하고 둥근 인체를 즐겨 다뤄「동그라미」작가라고도 불리는 김씨는 이 것 동그라미 작품전에 73년 이후 최근까지의 작품 36점을 모았다. 『국전에서의 첫 특선을 화단 「데뷔」시기로 잡아 그 이후의 작품을 정리한 것이지요. 오랜 망설임 끝의 개인전이지만 새삼 내 세계를 조감해볼 수 있어 참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소녀적인 분위기 위주의 초기작품에서 점차 구성적 조형적인 경향으로 기울어진 것 같다고 김씨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간의 성장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다루는 주제는 변함없이 인체. 『인체가 지닌 맛은 평생을 다루어도 다 캐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눈·코·입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고 그 생명 자체가 갖는 율동성이 조형의 대장으로 마음에 든다고 할까요.』 그러나 그 인체가 갖고있는 자연성을 훼손시키지 않고 시각적인 기쁨을 구해야하는 것이 구상작업의 어려운 점이라고 말한다.
김씨가 동그라미「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74년 이후.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씨는 원만한 표현을 통해 사랑·용서, 그리고 포옹의「이미지」를 표현해보고 싶다고 한다.
한때 응집된 덩어리로 표현했던 인체들을 요즘은 활짝 펴서 공문과의 조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활짝 펴진 인체는 그 속에서 다시 덩어리 덩어리로 연결되고 있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일면을 보여준다. 자신의 작품과는 달리 가는 몸매의 김씨는 『아직은 흙을 만지는 소조작업이 훨씬 마음에 든다』 고 한다. 서울대미대를 나와 공주사대와 계신여사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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