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기술 인재의 0순위 선택, 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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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창업은 무엇일까. 돈을 버는 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면 안된다. 창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돌이켜보면 모든 기업은, 특히 정보기술(IT)분야의 기업은 어떤 문제나 삶의 불편함을 해결해준다. 카카오톡은 전 국민의 소통을 증진시켰고, e커머스는 국민이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기에 IT 분야의 창업이 더 늘어나야 한다.

 필자는 벤처투자를 하는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일주일에 수십 개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다. 좋은 계획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벤처들이 ‘쉬운 창업’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실리콘밸리에서 특정 서비스가 조금 떴다고 하면 몇 개월 후에 우리나라에서 유사 벤처기업이 여럿 생겨난다. 이런 창업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벤처들이 나오겠지만 조금 더 기술에 집중하는 벤처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혁신적인 기술은 분명히 국민들에게 더 편리함을 줄 수 있다. ‘이미지 인식’ 기술을 한번 예시로 들어보자. 쇼핑몰에서 의류의 색 배합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고, 잡지에서 본 옷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발견한 마음에 드는 모델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유사한 의류를 바로 골라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실제 이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KAIST 박사팀이 있다.

 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가 1만2857명이다. 대부분의 박사학위 취득자가 공학박사인 점을 고려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우수 기술인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기업이나 연구소에 취직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전락하는 것이 한국의 현주소다.

 이런 우수 인재들이 창업을 더 해야 한다.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벤처캐피탈을 포함해 어느 정도 있다. 더군다나 이런 기술기반 벤처기업은 위험하지도 않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하지 못해도 수 년간 연구했던 기술로 인해 대기업에 인수되는 일들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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