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거리…몽고인들 친절히 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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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동경=김두겸 특파원】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거행된 제6회 세계 「주니어」 「아마·레슬링」 선수권 대회에 출전, 「주니어·플라이」급의 손갑도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단이 14일 「모스크바」를 경유 일본에 도착했다.
한국 「스포츠·팀」으로는 처음으로 몽고에 입국한 「레슬링」 선수단의 함영건 단장에 의하면 「울란바토르」에는 지난달 30일 낮 12시30분에 도착했으며 대회 조직 위원장이 직접 공항까지 마중을 나왔으나 통관이 까다로와 서울서 기념품으로 가지고 갔던 부채·「스타킹」 등을 일부만 통과시켜 주기까지 했다.
또 선수단의 숙소인 「바양골·호텔」은 12층인데 몽고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며 「호텔」은 「엘리베이터」가 2대이고 나무침대이며 전화와 「텔리비전」이 방마다 없어 마치 한국의 2류 「호텔」같았다고 한다.
특히 시내 중심가는 거의 삭막한 벌판이고 건물도 3∼4층의 소련식 건물뿐이고 변두리에는 「아파트」를 건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치 20년 전의 한국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경기장인 「서커스·하우스」에는 김일성 훈장을 단 북한 공관원들이 계속 감시하고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세밀히 관찰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호텔」 앞까지 차를 끌고 와 감시하곤 하여 무척 긴장했다.
또 행동에도 극히 제한을 받아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안내원이 붙어 다녔고 또 안내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외출이 가능했다.
몽고인들은 처음에는 「배지」「커프스·보턴」「페넌트」 등의 기념품을 받지 않다가 나중에 안내원의 허가를 얻고야 받았으며 친숙해지자 모든 일에 친절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 여자 종업원들은 사기류의 술잔 및 여우 모형의 사기 그릇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또 손갑도 선수가 선전하자 몽고어로 『운느트·솔롱고스』라고 한국을 부르면서 박수를 보냈다.
대회 때는 한국을 KOREA로, 북한을 DPRK로 표기했는데 한국제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고 한 안내원은 한국이 섬유 산업 등 경제가 발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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