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독문학과 연극모임 우리극장<대표 김상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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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6월 『포프왕자와 피퍼공주』 (「G·뷔히너」원작·고금석연출)를 창립공연으로 하여 극계에 발을 디딘 극단 「우리극장」은 아직 우리귀에 선 단체다.
극단 「우리극장」은 바로 12년전인 67년 전국 대학독문학과 학생들이 「아마추어」극단으로 조직해 활발한 연극활동을 해온 「프라이에·뷔네」(Freie buhne 「자유무대」라는 뜻)의 후신이다 (「프라이에·뷔네」는 학생극단으로서 여전히 존속하고있다).
주로 외국어대 서강대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의 대학생들로 구성되었던 「프라이에·뷔네」는 주한독일문화원의 재정지원을 받아 독일문학의 무대화와 국내소개에 힘써왔다.
「뒤렌·마트」의 『로물루스대제』 (Romulus der Grosse)를 69년 국내최초로 공연했고 『노부인의 방문』 (Der Besudh der elter Dame) 『만리장성』 (Die Chinesische Mauer)등에 이어 77년에는 기존의 연극개념을 완전히 깨는 언어실험극 『관객모독』(「피터·한트케」작) 을 소개하여 상당한 충격을 가져다 주기도했다.
그러나 어느면에서는 다양해야할 「례퍼터리」 가 독일문학 일변도로 치우쳤고 12년정도의 연륜이 쌓여 폭넓은 공연도 시도해야할 때라고 생각한 이들은 「프라이에·뷔네」출신이 주축이된 「우리극장」을 창립하고 우선은 독일극과 창작극을 반반씩 양립하되 차차 창작극 쪽으로 비중올 두기로 극단의 기본방짐을 정했다.
단원들은 거의 모두 연극과는 관계없는 직업을 갖고있는데 『아직은 연극에만 전력할 여건이 안되어있어 극단이 재정적으로 정착될때까지는 직업을 갖기로 했다』 는것이 대표김상경씨(Lufthansa근무)의 설명이다.
이제창 박수명 최성완 최병준 이덕엽 조수현 예수정 이경 임대호 김동복씨등이 주요 단원.
「우리극장」의 또 하나의 륵징이자 장래를 위한 포석이 되고있는 것은 독일유학중이거나 준비중인 단원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 「프라이에 ·뷔네」 창단 「멤버」 중의 한 사람인 김창우씨는 「베를린」 대학에서 연극이론을 수업중이고 이재령씨가 「쾰른」 대학에서 연극학, 조성진씨가 「함부르크」대학에서 「오페라」연출을 배우고있다.
이들이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게되는 5년쯤 후에는 극단으로서의 운영체제와 체계적 이론의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지리라는것이 「우리극장」 의 희망적 관측이다.
그 첫번째 일이 이번가을에 이루어지는데 10월에 공연할 예정인 「베데킨트」의 표현주의 작품「룰루」 (Lulu)의 「드라마투르기」 (작품의 정확한 해석과 배경설명등무대연습에 들어가기 이전의 연출을 말한다) 를 위해 김창우씨가 일시 귀국하기로한 것이다.
『다른 극단에 비해 단원하나하나가 원어에 접근할수있는 장점을 십분 샅려서 공부하는 극단으로서 성장하겠읍니다』 이덕엽씨가 펼쳐보이는 단원모두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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